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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걸이 / 이문자 시인

한영제 기자 | 입력 : 2019/03/19 [07:12] | 조회수 : 1591

 

 

옷걸이
그는 어깨에 항상
힘이 들어가 있다
뼈대 있는 집안에서 태어나
몸에 균형이 잡혀 있다
머리에는 늘
물음을 달고 산다
누군가의 어깨가 되어 본  사람
그들의 무게를
온몸으로 받아 본 사람
그는 타인의 짐을 대신 메는 사람이다
그가 보낸 하루의 짐은
짐에서 집으로의 완성
귀가는 짐을 메는 연장의 시간
땀에 절어 휘어진 몸으로
다시 가정이라는 짐을 져야 한다
 
 
 
 
 
키높이 구두
세상을 5센티쯤 높게 살아온 그의
발톱은 까마중 열매처럼 검고
물집은 떠나지 않는다
꽉 조여진 일상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
발이 지나간 발자국을 남기듯
그의 일은 결재로 시작해서 결재로 끝난다
그 자리에 앉기 위해 끝없이 걷고 뛴다
끈이 끈을 물고 조여지는 경쟁에서 살기 위해
내밀한 높이를 만들어 여기까지 왔다
늘 반짝이는 구두코처럼 달려온 시간
금세 빛을 잃고 벗겨질 것 같은 날들이다
지나치게 헐겁게 산다는 것은 속도를 잃는 것이다
은밀한 키 높이는 나를 높이고 상대를 낮추는 행위
오를 수 없는 곳은 언제고 터지고 마는 상처가 된다
키 높이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은밀하지 않은 높이는 당당하다
내 높이에서 상대를 올릴 수 있고
상대가 닿을 수 없는 높이를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문자 시인
ㆍ시집 <삼산 달빛연가>
ㆍ한국문인협회 회원
ㆍ서울 종로문인협회 이사
ㆍ한국문예협회 사무국장
ㆍ2015 <경의선 문학> 신인상
ㆍ2017년 수원시 시 공모전 수상
ㆍ2018년 서울시 지하철 승강장 시 공모전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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