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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게 어디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 오영미 시인

한영제 기자 | 입력 : 2019/04/03 [08:34] | 조회수 : 627

 

 

저도 그게 어디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그게 어디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내 생은 안개였습니다

지독한 마술에 걸린 지옥의 안개였습니다

안개를 물어뜯고

안개를 밀어내고

안개를 발로차고

안개를 안아주며 쓰다듬고 달래도 보았습니다

안개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길

안개의 속도로

안개의 거리로

안개의 높이로

안개의 날개로

안개의 숲으로 곤두박질치는 나의 어둠들

 

안개의 그물로 나를 건져줄 수 있나요

 

 

 

 

 

 

 

시작메모

위의 시에서 화자는 "내 생은 안개였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안개에서 벗어나려고 그것을 밀어내기도 하고 달래도 보지만,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는 자신을 생에 갇힌 존재, 즉 안개의 수인(囚人)으로 인식한다 . “저도 그게 어디 있는지 모릅니다라는 화자의 독백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자신이 안개 같은 자기 삶에 갇혔다는 것만은 분명히 알고 있지만, 안개가 도대체 무엇인지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가 만약에 자신을 가둔 정체를 안다면, 그는 그것에 맞서 싸울 수 있을 것이다. 자기와의 싸움에서 승자가 되든 패자가 되든 결판이 난다면, 그는 감옥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이 갇힌 안개의 정체도, 자신이 왜 갇혔는지 그 이유도 모른 채, 그는 안개 감옥에서 무력감과 절망감에 빠질 뿐이다. 그는 거기에서 벗어나기 애쓰지만 정체도 알 수 없는 안개 감옥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오영미 시인

 오영미 시인은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공주에서 성장하였고, 충남 서산에 살고 있다. 계간 시와정신 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하고, 한남대 대학원에서 문예창작학을 전공하였다. 한국문인협회 서산지부장을 역임하였으며 한국시인협회, 충남문인협회 , 충남시인협회, 한남문인회, 서산시인회와 소금꽃동인 활동을 하고 있다. 시집으로 상처에 사과를 했다』『벼랑 끝으로 부메랑』『올리브 휘파람이 확』『모르는 사람처럼』『서산에 해 뜨고 달뜨면이 있고, 에세이집으로 그리운 날은 서해로 간다 1, 2가 있다. 충남문학상 작품상을 수상하였고, 충남문화재단 문화예술지원사업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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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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