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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인* / 이우디 시인

정유진기자 | 입력 : 2019/04/29 [21:49] | 조회수 : 188

 

▲     © 시인뉴스 Poem



 

셰인*

 

 

  새털구름을 히치하이크하는 사슴이 있다

   흘러가다 멈춘 음악처럼, 언젠가 떠날 사람처럼, 그러니까 숙명이라

잠시 머물다가 먼지 속 떠도는 호흡이다가

   서부 개척사의 한 페이지에 끼워 놓는 거기까지가 나의 전생 일지 모

른다

   목이 말라도 물을 참는 나를 본다

   겁없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덤터기 쓰다가 줄거리 없는 생을 소모

하다가
 
   모면할 길 없는 탄피로나 남는 여기까지가 한 치 앞일지 모른다

   자막에 남아 있는 검은 활자는 쏠 듯 말 듯 쏘지 못하는 총잡이 사내

   꽃은 필까, 궁금해진다

   부사 형용사 살진 관념어만 쳐들어오지 않는다면, 국경 언저리 들개

처럼 남아있을 시()를 기다려

   오늘 나는, 당신을 쓰는 것이다 당신의 이름으로 나를 쓰는 것이다

 



* 셰인(Shane) : 미국 영화.

 

     

 

 

 

 

열빙어

 

 

 

 

  그늘을 감각하는 구름이 있다 잊히지 않는 것은 구름 안쪽이 두껍다

 
  언니에게 전화를 건다
   별에서 보내오는 신호만 
  뚜뚜뚜
  감자  떨어지는 소리를 낸다 

  감자보다 감자 꽃을  좋아한다며 감자처럼 웃던
  옻갓 마을 떠나지 못한
  언니
  전화를 걸기 전엔 몰랐다  

  그녀가 구름의 주민이었다는 것을골수암이 깊어져 하늘 너머로 

소를 옮겼다는 것을이승도 저승이요 저승도 이승이었다는 것을 

 가까운 별과  사이 구름의 주소록 펼쳐 밤마다기착지 없는 비행

기를 탄다

  내릴 곳은 없고  하늘만 
  빙빙빙 돈다
  몰려오는 구름 
  열빙어 떼가 지나간다

  우기(雨期) 몰고 오는 그늘 아래 
  시나브로 
  감자  진다.  

 

 

 

 

약력 이우디(본명 이명숙). 

2014 시조시학 신인상

2019년 문학청춘 신인상시조집썩을, 

시조시학 젊은시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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