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 이성선

정유진기자 | 입력 : 2019/05/01 [21:04] | 조회수 : 216

 

▲     ©시인뉴스 Poem

 

 

 

흔적

이성선

 

 

꽃이 문을 열어주기 기다렸으나

끝까지 거절당하고

새로 반달이 산봉에 오르자

벌레는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꽃잎을

반만 먹고 그 부분에 눕다

 

달이 지고

서릿밤 하늘이 깊었다

아무도 그를 거들떠보지 않을 때

산이 혼자 그림자를 내려

꼬부리고 잠든 그의 등을 덮어주다

 

그리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거친 바람 한 점 없었는데

다음날 일어나 보니

벌레는 사라지고

그 자리 눈물 같은

이슬 두어 방울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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