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봄날 외1편 / 권순해시인

정유진기자 | 입력 : 2019/05/15 [21:42] | 조회수 : 144

 

▲     ©시인뉴스 Poem

 

 

흔들리는 봄날

 

권순해

 

 

 

 

접어놓은 페이지를 펼치면

흔들리는 것들이 있네

 

바람이 꽃과 꽃의 은밀함을 스치듯

두통이 알약 하나를 삼키듯

뼈밖에 없는 사월이 걷고 있네

 

접어놓은 페이지를 펼치면

가물가물한 꽃잎이 내 안으로 흘러들어

네가 조금씩 가까워지네

 

해가 점점 붉어지는

사월에는 덮어놓은 페이지

함부로 열지 않기로 했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나는

흔들리는 페이지를 다시 접네

 

 

 

 

  

 

귀가

 

권순해

 

 

 

 

돌아온다

멀리서

 

산수유 지나 매화를 지나

자작나무숲을 짚으며 고요하게

젖으며

흩날리며

 

포트에 물이 끓고

목련꽃 한 송이

오므렸던 시간들 한 잎씩 펼치며

돌아온다

 

목련의 계절을 목으로 넘긴다

울컥, 아직도 뜨거운 너는

새순처럼 돋아나고

 

등을 돌렸던

바싹 마른 노숙의 시간이

바람의 가랑이를 붙잡고

다시 순하게 돌아온다

 

저녁이 다 되어 돌아오는 것들은 모두

저녁처럼 떠난 적이 있다

 

 

 

 

 

대구 출생

2017 <포엠포엠> 등단

2018 시집<가만히 먼저 젖는 오후> 포엠포엠

2018 강원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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