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온드 아이 외1편 / 최세라 시인

정유진기자 | 입력 : 2019/05/20 [10:18] | 조회수 : 159

 

▲     © 시인뉴스 Poem



 

네온드 아이

 

 

 

담배를 툭 치면 불 붙은 재가 허공을 날았다

당신 눈앞에 반딧불이가 오래 멈춰 있다

 

구름이었던 적 있냐고 묻는다면

폭우 속으로 모시고 가겠다

지금은

 

가까스로 넘어지는 211

34분엔 편지를 완성하고 36분에 우편함에 넣어야지

행인들이 즐거운 껌을 씹으며 자신의 눈물자국을 숨기는 걸

모르는 척 해야지

 

물은 보폭이 좁고 다정하죠

그러나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많은 물은 조심해야 해

당신에게 안부를 적으면서 주의사항을 곁들인다

삶은 콩껍질이 곁들여진 돈까스 요리처럼

 

이제 나는 갈색 소스처럼 사라지려 해

보리국수를 삶을 때 차가운 물을 두 번 부으면 저녁이 오듯

조금은 단단하고 서러운 신발을 끌며 무음모드로 변환되지

 

함께 찍은 사진마다 눈이 붉었다

 

 

 

     

 

 

복면

 

 

 

어떤 밤엔 어둠을 턱까지만 당겨 쓰고

나는 나도 모르는 범인이 되어 별자리를 털고 다닌다

당신의 꿈자리에 채워 넣을 크고 단단한 물방울을 훔치기 위해

나는 내 존재를 위협하며 담을 넘는다

 

내가 땅에 묻으면 또 나오고 또 나오는 당신

내가 별똥별을 가리며 소원을 막으면 내 귀를 먹는 당신

내 귀가 당신을 먹는 당신

 

볕도 없이 흐린 낮엔

당신에게 웃음을 가져다주려고 광택을 훔치러 나선다

하늘에서 출발한 새와 땅으로 가려는 새가 나란해지는 지점에

도화선으로나 누워서

먼 발치로부터 타닥타닥 달려오는 불꽃에 나를 다 내어준다

 

도화선에 연결된 당신의 심장

 

우리 안의 별들이 폭발하는 소리

 

나는 당신이 사랑하지 않는 당신을 사랑한다

 

 

 

 

   

 

 

 

최세라2011시와반시등단

2015년 시집 복화술사의 거리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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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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