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에서 외 1편 / 윤 경 희 시인

정유진기자 | 입력 : 2019/06/03 [07:03] | 조회수 : 165

 

 

▲     ©시인뉴스 Poem

 

 

목욕탕에서

 

윤 경 희

 

 



물속이다, 온갖 사람 뒤엉킨 물속이다

 

기름진 육체와 성긴 소용돌이 속으로

 

지그시 반쯤 눈감은 도열의 몸이 끌려간다

 

 

부글부글 끓는 혼탁한 물의 외침

 

거침없는 음모들이 기포처럼 번지고

 

숨겨둔 번뇌들은 녹아 목을 죄듯 흐른다

 

 

화려한 허물을 벗은 눈빛들과의 대면

 

애써 들이키는 뜨거운 숨소리여,

 

서서히 열반에 들며 구들더께 가라앉는다

 

 

 

     

 

 

겨울 독백

 

 

 

빌딩 뒤를 돌아가면 지워진 하루가 산다

누군가 겹겹이 쟁여 놓은 빈 박스들이

서로를 부둥켜안은 채 실업의 밤을 새고 있다

한참을 문 닫은 침묵의 가게 앞엔

어쩌면 볼 수 없듯 마지막 인사 같은

현란한 네온사인들이 수일을 문상 중이다

강경의 언어들이 폐업의 띠를 두르고

이 골목 저 골목 따라 전염병처럼 번진

힘겨운 현실을 앓는 도시의 밤은 너무 무겁다

길모퉁이 카페엔 24시간 커피가 끓는다

청춘들의 미래가 커피 향에 절여지고

답 없는 논쟁의 칼날에 하루가 지워져간다

 

 

 

 

약력-

 

2006<유심신인문학상>시조등단

시집비의 시간』『붉은 편지』『태양의 혀

현대시조100인 시선집도시 민들레

이영도시조문학상(신인상)수상, 대구예술상 등  영언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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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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