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외 1편 /김도경시인

정유진기자 | 입력 : 2019/06/05 [06:49] | 조회수 : 140

 

▲     ©시인뉴스 Poem

 

 

 

인터뷰

 

 

게가 보도블록을 걷고 있었어요

신기하다가 어이없다가 걱정하다가 화가 났어요

자기 설 곳도 모르는 바보 같으니,

 

개를 게로 착각한 것 아닌가요?

 

육지를 바다로 착각한 것 아니냐고 물었나요?

 

개는 멍멍 짖어요

개 짖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 많다는 걸 근래에 알았어요

 

게가 짖고 싶은데 멍멍 짖으면 신기하고 어이없고 걱정하고 화가 나는 일이 되니까 보도블록을 걷고 있었던 것 아닐까요?

 

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 같군요

 

개와 게는 동음이라서 오해를 받기도 하죠

사람들은 부연설명이 필요하다고 종용하기도 해요

 

혹시 게가 짓는 것을 본 적 있나요?

 

게가 보도블록을 걷는 것을 본 적 있어요

 

개 한 마리가 짖기 시작하면 온 동네 개들이 함께 짖어요

사람들은 시끄러운 곳에서 특종을 잡고 싶어 하죠

보도블록을 걷던 게는 특별한 종이니까 개 한 마리가 계속 짖어요

 

게가 시를 사랑한다고 하면 신기하고 어이없다고 걱정하고 화를 내요

게가 왜 바다를 떠났는지 관심 두지 않아요

 

게가 집에 잘 도착했을까요?

 

아직 보도블록을 걷고 있지 않을까요?

석양에 물든 바다를 보면 알 수 있어요

보세요, 멀리에서 파도가 짖잖아요, 멍멍

 

 

 

 

 

 

마녀사냥

 

 

말들이 총을 겨누고 날뛰는 세상이 도래했다

 

사람들은 위기보다 재미를 좋아해서

마녀사냥을 보며 웃는다

 

말들에게 겹겹이 포위당했다던

여인의 안부가 궁금하다

 

죽지 않고 살아서 돌아왔으면 좋겠다

 

마녀가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시를 사랑한 것이 죄가 되면 안 된다

 

시는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말몰이가 아니다

 

시는 인간의 온도를 잴 수 있는

말들의 총기 난사를 막을 수 있는

 

지구촌에 존재하는 따뜻한 소통이다

 

    

 

 

약력 : 전남 영광 출생. 2010년 문예운동 신인상. 청하문학회 회원.

제주문인협회 회원. 시집 서랍에서 치는 파도

2015년 제주문화예술재단창작지원금 수혜. 누리달 공모전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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