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불기둥 외 1편 / 심우기시인

정유진기자 | 입력 : 2019/06/10 [07:47] | 조회수 : 159

 

 

▲     © 시인뉴스 Poem



 

얼음 불기둥

 

심우기

 

 

 

뜨거운 혀를 차가운 쇠기둥에 갖다 대면

혀가 쇠기둥에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혀끝이 타고 들어가 달라붙는다

꽉 잡고 놓아주지 않는 악착

집착 같은 차가움에 심장을 덴 적이 있다

혀뿌리까지 얼얼한 고통

타들어 가는 아픔이 퍼진다

더 뜨겁기 전에 더 차가운 너의 몸에 뜨거운 눈물을 쏟아야

얼음에 데인 입술을 식힌다

퉁퉁 부은 눈두덩과 혀끝에 갈라진 핏줄기

생피가 몽글몽글 솟아 나온다

불쑥 돋아난 당신의 힘줄

칭칭 얼음의 불에 휩싸여 시커멓게 타들어 간다

 

 

     

 

 

 

얼굴 없는 미묘한 말

 

                        

 

실체가 없는 몸뚱이에서 의미를 찾아오지

관념은 관념을 낳고 꿈은 꿈을 찾을 뿐

이름 모르는 꽃이 죽어가고 있다

얼굴 모르는 사람이 피 흘린다

수액이 다 빨린 마른 고치

천장을 향해 버둥댄다

남몰래 일어서는 다른 주인

나는 당신과 같은 말을 구사할 수 없어요

기발한 당신의 도발

파랗게 얼어붙은 가을 상추가 반짝인다

선택된 비장한 운명이란

너무 우스워요

너무 진지해 무거워

탈출을 모색하는 물 빠진 쥐처럼

슬픔은 살아남은 자의 것

표정을 가진 것들은 서로 다른 지문을 마주 대 보지만 맞는 것은 없어요

어떤 얼굴로 가면에 맞춰야 하나요

이해할 수 없는 글이 책에서 쏟아집니다

책임질 얼굴이 없습니다

난 너무 진부합니다

 

 

 

 

 

 

심우기

 

전북 함열 출생

2011년 시문학 등단

시집 검은 꽃을 보는 열세가지 방법, 그대여 내사랑을 읽어다오,

밀사, 얼음 불기둥, 공저 첫눈 오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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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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