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외1편 / 허윤설 시인

정유진기자 | 입력 : 2019/06/22 [01:22] | 조회수 : 426

 

▲     © 시인뉴스 Poem



입맛

 

오랜만에 친구와 밥을 먹는다
잊고 있던 안부가 숟가락에 올라오고
그녀의 속내가 젓가락 끝에 집힌다

새로 구한 직장에서
남의 밥이 되어 살았다는 친구
고기와 함께 씹는 일상이
내가 치는 맞장구와 어우러진다


남의 입맛 맞추는 건 쉽지 않아

기분 따라 달라지는 맛

딱 하고 씹히는 돌처럼 황당할 땐

속이 끓는 물 같지만

빨라지는 눈치가 간극을 조절해

슬쩍 넘어간다는 말에 공감했다

기가 센 텃세의 쓴맛을 잘 넘긴 그녀

시럽을 넣은 커피로 입가심을 하는

오후가 달달하다

 

 

      

 

 

 

참 멀리 왔다

 

잘 익은 속
한철 고단함이 달콤하게 녹아
둥글둥글 살아온 날들
혼자가 아니라 외롭지 않지만
눈치 보며 치열한 자리다툼의 시간들
줄기 하나에 알알이 매달려
물선 땅까지 찾아온

잡고 있던 줄 삭정이처럼 말라
눈망울 굴리듯 정신 차리지만
,, 떨어져나가는 소리
때가 되면 잡았던 손 놓아야 하는데
몸은 뿌리 내릴 준비에
씨앗이 슬몃 싹을 밀어낸다
칠레 포도.

 

 

 

 

 

허윤설 약력:

- 충북 단양 출생

- 2016년 월간 see 등단

- 부천시인협회 부회장

- 한국작가회의 부천지부 회원

- 서울시인협회 회원

- 2017, 2018년 서울지하철 시 공모전 당선

- 38, 39회 근로자문화예술제 수필부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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