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몽상드 애월* 외1편 / 신새벽시인

정유진기자 | 입력 : 2019/07/13 [12:00] | 조회수 : 219

 

 

▲     © 시인뉴스 Poem



몽상드 애월*

 

 

 

 

해안가 끝자락 거울신전

 

바다를 끌어안은 거울 벽이 부풀어 오르면

파도는 체위를 바꾸어

빛 뭉치들을 뱉어 내고 있다

 

투신하듯 사라지는 사람들은

몇 겹의 파도를 들춰보려 바다로 향하고

짠물을 삼킨 현무암은

카페의 음악을 닮아 가는지

구멍사이로 목쉰 소리를 내뿜고 있다

 

희디흰 햇살이 거울에 부딪혀

허기로 가득찬 나를 찌른다

 

혼몽의 풍경을 바라보다가

원시의 향기에 이끌리어

지층이 어긋난 비탈아래 발을 헛디딘다

 

짓이겨진 상처에 풀꽃물이 들었다

짙은 커피향이 난다

 

애월...

푸른 옷자락을 흩날리며

불현 듯 불시착한 곳

 

 

몽상 드 애월: 카페이름

 

 

 

 

 

푸른 모과가 있는 풍경

 

 

 

 

그 갈림길에서

 

[]이 길을 지우고 있을 때

멈춘 자전거 한 대

 

낡은 목소리의 노인은

외로움에 지쳐 있었다

엉겁결에 따라 들어간 오래된 집

 

창호지 바른 문틈에

갇혀있던 엷고 느슨한 먼지가 가파르게 빠져 나온다

마룻바닥이 관절을 꺽는 소리로

냉기가 발바닥을 타고 오르고

 

그 순간

스치듯 내 눈에 박힌 푸른 모과의 푸른빛

낡은 바구니에 담겨 쇠잔한 빛에

간신히 몸을 부비고 있다

 

일시 정지된 방안의 정물

중력을 끌어안은 침묵이 일순간 내려앉는다

 

박제된 시간에 한 생을 끌어안고

띄엄띄엄 박혀있는 검은 점들과

노인의 검버섯은 고단함의 딱지처럼 달라붙어 있다

 

부인이라며 무심히 가리킨 한쪽 구석엔

누에고치처럼 이불을 돌돌 말고 누워

미동조차 없다

 

백년 쯤 된 풍경 속

노구(老軀)와 모과는 미라가 되어가고 있다

 

 

 

 

 

시인 신새벽 약력:

 

 

경북 의성 출생

2017월간문학등단

, 사진작가

 

 

  • 도배방지 이미지

시집 소개

더보기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