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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뀌며 외1편 / 박성민

정유진기자 | 입력 : 2019/09/17 [06:37] | 조회수 : 301

 

▲     © 시인뉴스 포엠



계절이 바뀌며

 

 

 

계절이 바뀌며 옷을 준비한다.

지난해 입던 옷을 찾았는데

바지의 길이가 짧아졌다.

아들은 자꾸 아빠가

가위로 바지를 잘랐다고 한다.

그래, 아빠의 부끄러운 손이 잘랐다.

아무 것도 해준 것 없는데,

너는 부쩍 자라고

아빠는 자랑스러우며 부끄럽다.

움츠러든 어깨로 얼음판 위를 걷듯

조심스럽게 걸어온 발걸음.

계절 바뀌며 새 옷을 사기보다

헌 옷을 먼저 찾는 손.

바지의 길이가 짧아져도

아들아! 무럭무럭 자라

햇빛 밝게 쏟아지는 넓고 환한 길,

너는 힘차게 걸어라.

 

    

 

      

 

-너와 나

 

섬과 섬 사이는

언제나 멀다

그 사이에 바다가 있다

 

언젠가 가라앉는 섬

나도 섬이다

바다 넓어 떠날 수 없고

주어진 자리에서 기다린다

 

가슴 두들기는 파도

너의 이름 불러 행복하다

추워져 빙하기가 온다면

물이 얼고 한 몸 될까?

 

섬 사이 소리치는 파도

물거품보다 많이 부른 이름

나누었던 수많은 말들

파도 보다 먼저 부서지고

 

바다가 없었다면

파도로 부서진 말 없었다면

물 속 감추어진 발을 보고

한 몸인 것 보았을지도

 

섬은 바다로 뻗은 땅의 한 조각

바다 밑으로 가라앉고 보았다

우리는 한 몸이다.

만날 날 없고 헤어진 날 없는

 

 

 

 

 

박성민 시인 약력

 

부산 출생, 1976년 캐나다 이민, 1983년 토론토 대학 졸업, 1999년 해외동포 문학상 시 가작, 2000<미주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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