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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소금이 되기까지 외1편 / 김송포

정유진기자 | 입력 : 2019/09/20 [01:05] | 조회수 : 434

 

▲     © 시인뉴스 포엠



당신이 소금이 되기까지

 

김송포

 

 

 

소금을 금가루라고 여겼던 시절이 있다

바닷물이 스스로 짠맛을 조절하여 신비를 만들어내죠

어머니의 양수에서 아프로디테 여신이 태어난다고 믿었죠

 

지금부터

나쁜 액운을 쫓아버리자고요

당신은 수십 년 벌어온 소금으로 먹여 살렸으니 고맙다고 절을 해요

터널을 향해 당신의 화를 소금 주머니에 넣어 말리고

멀어져가는 갑을 향해 잘 가라 인사를 해요  

당신이 원하는 기운을 쫓기 위해 분노의 바구니에 공을 넣어보아요

소금이 소금을 소금으로 스미도록 간수를 빼요

이제 품에 돌아온 당신은 소금을 벌어다 주지 않아도 돼요

 

햇빛을 가두어 염전에서 발을 동동 굴려보세요

당신을 섬까지 오게 만든 바닷물의 주름이

우주의 인연으로 태어난다는 것을 알게 될 거예요

 

 

      

      

 

제비 동자

 

 

하추리 숲속에서 희귀한 꽃을 발견한다

추자나무 밑에 제비가 꼬리를 흔들며 앉아있다

스님이 동자를 데리고 오세암에 겨울 양식을 구하러 갔다가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해 돌아오지 못하고

그 자리에 얼어 죽었다는 전설

 

숲속에 다녀온 뒤 다리에 붉은 반점이 피었다

점들은 손에 긁혀져 돋아난 뿌리가 몸에 핀 종기 같다

설마

동자의 죽음을 다독이는 걸까

밤새 가려워 긁다가 약을 찾아 바른 후

네가 나의 눈에 들어온다

내가 너를 대신할 수 없고

네가 나를 대신할 수 없듯

혹한의 사연만큼 슬프지 않지만

붉은 종자가 서로를 위로해 줄 수 있는 동지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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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김송포

약력 : 2013시문학등단.

시집 󰡔부탁해요 곡절 씨󰡕 . 푸른시학상 수상,

'성남FM방송'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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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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