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가을 햇살 외1편 / 안진영

정유진기자 | 입력 : 2019/09/22 [23:17] | 조회수 : 227

 

▲     © 시인뉴스 포엠



가을 햇살

 

 

가을이 유골항아리 처럼 찾아왔다

자작나무와 눈잣나무 너머는

고요다

고요를 비껴 멧비둘기가 날고

멀리 서쪽 하늘을 건너다 본다

 

이미 이 세상에 없는 저녁 햇살과

햇살에 고조곤히 잠긴 단풍

문득

가늘게 이어지던 어머니 울음이

고요를 건너온다

 

산 그림자가

마을의 빈 마당을 덮고

이 세상 햇살은 내 눈시울에서 붉게 저문다

 

 

 

 

휘파람새가 오다

 

 

산마을 예배당 종탑에

날개깃 오므린 새 한 마리 시간을 쪼고 있다

 

이장댁 금간 문간방 대길아재는

날마다 예배당 풍금을 쳤다

쉼표도 도돌이표도 모르고서

애절음을 불렀다

 

풋감나무도 쪽 창문에 슬쩍

귀를 대던 그 여름

코 흘리고 땀내 나던 조무래기들

마룻바닥에 음표처럼 모여

성경학교 교가를 따라 불렀다

 

감꽃이 지던 봄날

노랗게 주저앉은 아재의 문간방에

호오오 호리릭

새 한 마리 하늘 길을 따라갔다

 

 

 

 

안진영 시인

2002 심상신인상 등단, 시작에서 작품활동 

  • 도배방지 이미지

시집 소개

더보기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