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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나의 피부 외1편 / 장도성

정유진기자 | 입력 : 2019/09/25 [22:56] | 조회수 : 233

 

▲     © 시인뉴스 포엠



바다는 나의 피부

 

장도성

 

 

 

바다는 나의 피부

아이들이 다 나가버린 갯벌에

들물이 새 살을 채운다

 

나는 서두르는 일몰을 잡고

달병을 앓는 쓸개를 썰어내어

한사리의 부풀은 흉터를 덮어준다

 

수파는 냉온을 받아 낸

양은냄비의 살가죽에

굴곡마다 떨림을 파고 심는다

 

산이 어깨로 현을 어르는데

소리는 깊었다 짙어지면서

빨간 비늘이 배주름에 돋아나고 있다

 

 

 

 

 

 

 

상유십이尙有十二의 시한부

 

장도성

 

 

 

나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전선이 있습니다

적은 삼백 예순닷새 동안

이만천구백 마리나, 까마귀 떼가

살 냄새를 맡고 좌수영 심장으로 밀어옵니다

조총의 부리는 수군의 판막을 쪼아대며

백삼십일만사천 뿌리나 되는 이빨이

갑옷의 근육을 찔러댑니다

 

나는

뱃속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살과 뼈, 부위마다 담백질을 챙기며

약수보다 돌아설 썰물을 기다립니다

죽는 것이 사는 것

독성을 훑어낼 횡격막 장수腸水를 다독이며

독사의 혓바닥을 씹고 어금니를 삼킵니다

정유년 간덩이에 아직은 잉걸이 살아 있어

명량의 불구덩에 짐승들을 묻어버릴

한 해의 밑바닥을 잡고 있습니다

 

 

 

 

부산 출생

동아대학교 동대학원 영문학과 졸업 석사

(사) 한국공연 예술원 부원장

미래 시인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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