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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병에 꽂힌 열다섯 송이 해바라기* 외1편 / 이우디

정유진기자 | 입력 : 2019/09/30 [21:36] | 조회수 : 160

 

▲     © 시인뉴스 포엠



화병에 꽂힌 열다섯 송이 해바라기*

 

이우디

 

 

성인식은 생략했어요

산양의 피가 없어서

루비듐의 붉은 착각이 지루해서

가장 안쪽 문을 바순 붉은 물이 끔찍해서

불꽃은 예뻐서

수직 벼랑 타고 오르는 산양처럼

생의 표면적은 한 뼘 만인

그 생의 손바닥

톱니 모양으로 오리기도 해요

마른 샘에 구멍 내고 킬킬대는 혓바닥은

 

잘게 자르기도 해요

열다섯 꽃송이 만개하던 날

노란 꽃들이 화병을 버리고 산화를 기원한 건

자신을 버리는 일이라서, 인가요

아직도 뜨거운 저것

 

초록은 오지 않아서

별이 되고 싶어서

즐거운 상상은 붉어서

 

커밍아웃!

 

바람을 주세요

 

 

 

* 빈센트 반 고흐, 꽃병에 꽂힌 해바라기 열다섯 송이유화

 

 

 

 

 

 

 

 

화이트홀

 

이우디

 

 

반 똥가리 별 조각,

덧니처럼 불티 한 점 입증하지 못하고

불시착의 징후를 앓기로 한

그날 이후

 

눈 속에 눈은 없더란 거지

큐브처럼 절묘하더란 거지

 

꽃의 바깥에서

꽃이 안쪽을 들여다보는 일

 

서쪽으로 간 별들은

술을 마시고

마약에 취하고

섹스의 끝을 모르더란 거지

 

이론상 새벽은 오지 않아

꽃의 바깥은

침묵을 강요하고 뇌관이 터지길 바라지

 

은하의 구석, 아웃사이더,

죽음의 단두대 같은 지구는 발작 직전

당신과 나의 관능은

천국의 포토라인에 선다는 거지

 

이 모든 회화적인 진술은 휴거,

침을 꿀꺽 삼키면

세상의 모든 입술이 와글거리는

하여, 지구는

표류하는 나를 뱉어내지 못하는

목구멍이 된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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