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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새가 앉아 있는 의자 외1편 / 최애란

정유진기자 | 입력 : 2019/09/30 [21:52] | 조회수 : 170

 

▲     © 시인뉴스 포엠



물고기 새가 앉아 있는 의자

 

 

최애란

 

 

 

이참에 새 한 마리 장만할까 보다 집게손가락으로 붉은 부리를 그리다 앉은뱅이 의자에 앉았다 손가락을 놀려 꽃을 부르고 물고기를 낚는 낡은 의자는 도화지가 아닌 살가죽의 마법을

 

나마스테, 흘러든 내게 마법을 걸기 전에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한 마리 데리고 가야겠다 생각 없이 흘러나간피쉬를 의식한 듯 혼잣말이버드라고 중얼거릴 때 왼쪽 손목에서 헤엄치던 그가 오른쪽 팔꿈치로 날아올랐다 꽃과 물고기가 무성히 자란 의자를

 

되똑되똑, 날갯짓 익히며 중생대 백악기를 불렀던 걸까 깃털 흘러든 살가죽 비늘 한 조각 남기지 않고 사라져 버렸다 누굴 기다리는지 아직 온기가 남아 있는 의자, 넷 손 모으고 나마스테

 

 

 

     

 

  

 

 

 

 

지나가고 싶었지만

 

 

최애란

 

 

 

성산복지재단 건너편

진천동 470-38번지가 빚어낸 선사유적공원

굽어보고 있는 입석을 머리에 얹고

갓난이 돌계단 올라서면 선돌 주름진 이마보다

깊게 팬 얼굴들 둥구나무 아래 모여 때가 묻은

 

꼬꼬지를 끄른다 품속 가득 품었던 달을 꺼내 가지 끝에 달아내면 죽은 토끼가 살아오고 반딧불이 반짝 날아오고 날아가 버린 나비가 나풀 날아오고 미어터지도록 삼킨, 단장의 미아리 고개 한 소절이 지나가고 세발자전거 탄 아이가 열한 시를 지나가고 말문 뗀 오전도 열두 시를 지나가고

 

싶었지만

돌이 삭인 세월보다 곰삭은 가슴 열고

뽑아내는 곡조는 쥐라기 공원을

건너와서도 품속 가득

내일도 귀 세우고 가슴 쓸어내릴 선돌

오른쪽 귓바퀴가 닳아 있다

 

 

 

*최애란 약력

 

2006<심상> 등단.

시집 <종의 출구는 늘 열려 있다>

인터넷 문학상 대상 수상.

대구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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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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