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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다리다 / 고 안 나

정유진기자 | 입력 : 2019/10/04 [08:28] | 조회수 : 142

 

▲     © 시인뉴스 포엠



 

생각을 다리다

고 안 나

 


나를 시중들었던
구겨진 인생을 펴주기로 했다
내 몸 나누워 담았던 옷가지들
다리를, 엉덩이, 가슴을 담았던 것들
스스로 몸이 될 수도 뜨거워질 수도 없는
싸늘한 것들을 차례로 눕혀놓고
다리미가 길을 내면
가슴 뛰고 생각이 살아나고
제대로 된 얼굴 하나만 있으면
체면치레는 할 수 있을 것 같은
얼굴 없는 몸통이 생각을 나무란다
구겨진 자존심 달래가며
다리미가 부지런히 길을 내면
더 환해지는 옷가지들
나를 담고 또 누구를 담을 수 있을까

 

 

[시작 노트]

구겨진 옷들을 다림질 하다 문득, 바쁘게 지나온 날들이 옷소매에 얼룩으로 묻어있다. 세월의 흔적으로 남아있는 얼굴의 주름살과 가볍게 일어서기조차 불편해진 무릎과 생수병 뚜껑 따기조차 힘들어진 팔목을 달래가며 다림질을 하다 보니 매끈해지는 새 옷들과 만난다. 그렇다면 인생도 다시 한 번 펼 수 있을까...

 

 

 

 

 

 

[약력]

 

고안나

 

1958105

2010<부산시인>, <시에> 등단

시집 양파의 눈물

시낭송집(cd) ‘추억으로 가는 길

2017중국 도라지 해외문학상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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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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