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선생님 외 1편 / 이종근
국어 선생님
등굣길에 윤동주가 서 있다 수선화 피어나는 푸른 교실에 해맑은 해만큼 꿈을 가르치고 있다 문예의 성장을 켜켜이 챙겨주던
서시였을 그
고운 이름 담은 출석부에 푸른 꿈의 수선화가 학교 가득히 피었다 독립선언서처럼 애절한 문장으로 그려진 애국 문학이 아니고서 문학을 알 수 없듯이
수선화를 낭독하는 그
바람 다음의 출석부 - 윤동주에게
방금 전, 하늘 구름을 통해 기별이 왔다 뜰에 바람은 일렁거리고 있는데 방은 아직 불이 꺼져있다
그는 외출을 묶어 두었다 영화 <동주> 이후로 읽는 시집이 없다, 버스를 타고 나가던 바깥 풍경의 감흥이 뚝 끊겼다
뜰에 아직 바람뿐이라는 연락에 당황했다, 무작정 바깥을 서성거리게 해서야 되겠느냐 창문을 반쯤 열어 두어 방에라도 들여 따뜻한 차 데워 친한 벗으로 사귀라, 당부해뒀다
바람 다음의 출석부 밤별이 서서히 내려온다, 헌데 시의 도착은 아직 이른가, 별 외는 도통 보이질 않는데
설사, 갑갑한 위엄의 출석부에 게으른 결석으로 채워지겠지만 나의 각오는 외출만큼 푸른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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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李鍾根)
부산 출생 중앙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 졸업 계간『미네르바』등단 『서귀포문학작품공모전』시 부문 당선 『박종철문학상』시 부문 최우수상 <저작권자 ⓒ 시인뉴스 포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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