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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메이커 외 1편 / 이종근

정유진기자 | 입력 : 2019/12/16 [22:49] | 조회수 : 1,491

    

▲     © 시인뉴스 포엠



 

페이스메이커

이종근

 

 

 

가슴에 와 닿는 황홀함이 없다 심장에 솟구치는 열정만이 나를 추켜세울 뿐, 하마터면 언덕을 오르던 길에 두 다리가 풀려 자빠질 위협마저 도사리고 있다 가슴에 와 닿는 짜릿함이 없다 막판의 스퍼트, 골인 테이프가 필요하지 않은 전문성을 지녔다기에 그라운드의 환호성을 들을 수 없는 두 귀의 환청은 완주의 메달이 아닌 줄 안다 매번 출전한 경기마다 가슴에 와 닿는 간극만이 두 팔의 실핏줄이 훈장처럼 돋아나고 있다 사십이 점 일구 오 킬로미터 반타작의 거친 호흡과 땀의 분출, 두 눈의 슬픔이 추적추적 땅바닥에 주저앉는 아찔한 와 같다

 

그저 어깨 툭툭, 공치사(功致辭)인 걸로 전속 사진사가 없다

 

 

 

 

벤치 클리어링

이종근

 

1.

 

맷집도 좋고 적당히 꼬장도 부릴 줄 알고 재기 발랄한 근성이 제법이란 이유로 머뭇거리지 않고 전속 계약이 됐다

 

선발 투수나 4번 타자를 꿈꾸지는 않았지만 몇 회쯤에 교체 위치에 설까 출전만을 기다렸다

 

름 밤의 열대속에서 등판의 기회가 온 듯 감독의 지시가 내려졌다

 

막둥이

네 시간이다

원 없이 몸 풀고 들어오렴

뒤는 형들이 도와줄 거다

 

경기는 끝나지 않은 듯 땀범벅인데 그라운드가 아닌 응급실에 누워 있다

 

2.

 

그라운드뿐만 아니라 불펜과 더그아웃에서도 그는 없다

 

은퇴 수순을 밟다가 후속으로 선거판으로 옮겨졌다

 

아아, 릇하게 생이 꼬

 

 

..............................................

 

 

 

 

이종근(李鍾根)

 

부산 출생으로 중앙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 졸업.미네르바등단과 아울러서귀포문학작품공모전당선,박종철문학상최우수상 등을 수상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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