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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용 시인의 그림으로 읽는 詩

홍매화 / 전선용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3/07 [23:50] | 조회수 : 115

 

  © 시인뉴스 포엠



홍매화/전선용


저것은 피뿌림이다
눈이 어두워 빛을 보지 못하는 자들을 위해 피는 꽃

눈을 감으면 어룽대는 그림자가

체온을 남기고 간다
​우리가 죄 아닌 적 있었나
함부로 나부대며 뭇치마 들추는 바람도
추한 것을 감추고자 세상을 덮는 하얀 눈도
죄 아닌 적 없으니,
선혈 낭자한 꽃잎이 처연하도록 아름다운 것은
어찔한 사랑 때문이다
이듬해 또 뿌려질 거룩한 만개
살얼음 깨친 눈부심에 순식간 소멸될 욕망과 
숙연해서 눈 뜨지 못할 동면은 

 

붉은 죄,
지난한 겨울이 투박한 가지에 걸린 육신이라면​
뼈대를 세운 햇살은 나의

폐부를 찌르고 말 일이다
홍매화가 온몸으로 죄를 불사를 때

툭툭 불거지는 맥박

숨 쉬고 있다고 다 살아 있는 것은 아니 듯

선문답처럼 주고받는 개화에 나는,

내장을 화르르 솎아낼 수밖에

 

 

사족)

 

매화는 겨울을 이겨내고 맨 처음 꽃을 피우는 식물이다. 청매가 청청한 봄의 전령사라면 홍매는 얼어붙은 비구니 볼처럼 안쓰럽기 그지없다. 붉음의 상징은 여러 가지 있겠으나 결의를 나타내는 피의 맹세로도 보여 신앙 고백적으로 쓴 시라고 말할 수가 있다.

지난한 동절기는 어려운 사람들에겐 고역이 아닐 수 없다. 홍매화 나무를 보라. 거친 둥치를 보면 마치 어머니의 손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그 깊고 깊은 사랑을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겠는가. 아무리 잘한들 은혜 갚기는 부족한 일, 붉어 시들어가는 일이 어찌 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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