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틀니 외1편 / 백 소 연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3/12 [17:43] | 조회수 : 48

 

  © 시인뉴스 포엠



 

틀니

          -백 소 연

 

 

 

투명 컵 속에 전신 반쯤 담근

잇몸을 들여다본다

미끈거리는 소독제에 휘감겨

풀어져 나온 일기문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다독여야 할까 암송해야 할까

꼿꼿한 밥상머리 이야깃거리 정도로 저만치 밀쳐놓고  

자근자근 씹어 작은 문하나 내던 생식에 대한

고뇌, 거리는 천만사다

걸리적거리는 가시지느러미를 남몰래 발라

젖니를 키우던 진통도 일상 건너야 할 모서리였을까

돌아보니 본시 혈이란 천의 길이다

내 몸에서 자라나는 것과 어미의 뼈에서 빼낸

오랜 섭생攝生 

이를테면 꼭꼭 씹어 발라 먹여도

이와 잇몸에 낀 자잘한 걸림은 나와 너의 관계였으므로

혀에서 목구멍까지 들고 나는 덜컹거림 또한

명치에서 끌어올리는 아득함만은 아닐 터.

종종 T.V 앞에 조용히 눕는 어머니의 하루도

이쪽과 저쪽 경계에 선 통로다

도수 높인 안경도 더는 시간을 어쩌지 못해

제 자리에 몸 맞춰 한 뼘 구부린 것인데

이 없는 잇몸으로 시방 자갈길을 건넌다  

송곳니와 어금니 중간쯤 모래자갈 같은 이끼도 걸렸을까

들여다보면, 일인치도 안 된 찌꺼기가

홀연 불쾌감으로 자리 잡는다

알게 모르게 벌어지는 생사 틈

아래턱을 뺐다 이내 생을 필사적으로 밀어 넣는 순간

철커덕, 균형감각 상실한 지각변동 보인다

마침내 갈고 닦아 떠밀어 앉힌 몸 안 쇳소리일까

어머니, 뒤채는 몸짓 쿠웅 쿵 울린다  

 

 

 

 

 

 황사 아토피

            -백 소 연

 

 

 

  내 안에 166개의 달 떠 있다. 하면, 창밖을 내려다보는 8개의 행성에도 냉랭한 바람 몇 줄 고집처럼 파고들까? 아무도 모르게 잔기침 쿨럭대는 새벽, 바람의 꼬리뼈가 문턱에 걸려 자주 넘어진다. 내 몸은 뜨겁거나 차가웠고 열 오른 목 따끔거리기 시작한다. 한숨 따위가 회오리의 원주율을 멈추게 할 순 없어! 붓 끝에서 먹물 떨구듯 풍문이 놓고 간 노오란 비늘을 훔쳐낸다.

 

  한 고비 건너 두 고비, 일상 수식어쯤으로 미루어 짐작했다. 목구멍 컬컬한 필터 없는 세상이 문제였을까. 먼지의 독(), 스멀스멀 신경 파고들 때 비로소 왔다가 사라지는 들숨 날숨 인기척. 창문을 닫아야 할까 열어야 할까. 요나의 뱃속 같은 반란은 시작되었으므로 블랙홀 속에서 모터를 돌린다. 공중에 획을 긋는 수만 갈래 피사의 사탑, 도시를 할퀸다.

 

  까칠까칠한 정수리, 통과하는 수분이 문제다. 진화의 등뼈, 바람 속에 숨겨진 타클라마칸 사막 건물 지우며 건너온다. 단순하고 흐릿한 존재감 내게로 몰려 앉는다. 마침표 찍는 순간까지 뒤에서부터 휘어져 들어오는 미세한 방심조차 허락하지 않는 고저주파 무채색 활주로! 도입과 종결도 없이 시공 초월한 흔들림, 천지는 시방 먼지구덕이다.

 

 

 

 

 

 

▣백소연 프로필 (2020)

 

◈시집:『바다를 낚는 여자』, 『페달링의 원리』

<궁안의 연꽃-숙빈최씨>시나리오 창작, 공연

◈문인화,시서화 [천년의 향]개인 전시 및 회원전 다수

)<하랑문학회> & <가온들찬빛> 시극단 회장

◈현)종합예술인으로서 활동 중

※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의 글을 게시하고자 할 경우에는 실명인증 후 등록하셔야 합니다.
실명확인 된 게시물은 실명인증확인 여부가 표시되며, 실명확인 되지 않은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 게시물은 선관위의 요청 또는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본 실명확인 서비스는 선거운동기간(2020.04.02~2020.04.14) 동안에만 제공됩니다.
  • 실명인증
  • ※ 일반 의견은 실명인증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
  • ※ 이 댓글에 대한 법적 책임은 작성자에게 귀속됩니다.

시집 소개

더보기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