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묵시록 외1편 / 이혜민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3/17 [10:49] | 조회수 : 131

 

  © 시인뉴스 포엠



묵시록/이혜민
 
 
삼백예순날 삶을 노래하더니

한 발 앞서 징검다리 만들어 주더니

이 밤 지나고 나면 어디로 가시겠냐고요

 

벽속 실루엣 바라볼 때마다

시간이 검은 말씀으로 쏟아집니다

상처들 빨갛게 피기도 하네요

살점 다 떼어주고

뼈만 남은소리 들려 와 못 박히는 몸

박힌 자리 그림자로 날아가네요

 

그 곳은 영원입니다

당신, 이젠 어디로 가시렵니까

발밑에 뒹구는 숫자들

삶의 흔적마다 쓰다듬으며

당신의 찍힌 발자국 눈물로 닦습니다

영혼만 벗어놓은 텅 빈 바람벽

또 어디로 가시겠냐고요

 

하루하루 기우는

달력의 묵시록 12, 당신은

 

 

 

 

 

 

 

 

 

 

 

 

 

 

개명 명령어 3075/이혜민

 

  

 

독수리가 상처 난 부리를 부숴 버리고

살아남기 위해 마지막 이름에 목줄을 건다

뒤엉킨 핏줄기 거슬러 올라 발톱도 자른다

독기를 가둔 억겁의 족쇄가

이름에 화인을 찍었는가


절벽 끝에 머리를 쿵쿵,
노름빚에 팔려 간 그녀

얼굴에 계란을 굴리며
히말라야 독수리로 살아남기 위해

이름을 찢고 또 찢는다
 

막다른 골목 끝에서 잡은

새 이름 3075

 

히말라야 독수리가 설산 위를 날 듯

절벽에다 무뎌진 부리를 쪼개 듯

 

  

  

  

 

 

 

 

 

 

 

 

 

 

 

 

 

* 약력

 

 

2003년도 문학과 비평 등단

2006년 경기문화재단과

2018년 성남문화발전기금 수혜로

토마토가 치마끈을 풀었다, 나를 깁다 출간

2018년 작은 시집 봄봄 클럽 전자책 출간

2019  2회 안정복문학상 수상

 

※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의 글을 게시하고자 할 경우에는 실명인증 후 등록하셔야 합니다.
실명확인 된 게시물은 실명인증확인 여부가 표시되며, 실명확인 되지 않은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 게시물은 선관위의 요청 또는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본 실명확인 서비스는 선거운동기간(2020.04.02~2020.04.14) 동안에만 제공됩니다.
  • 실명인증
  • ※ 일반 의견은 실명인증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
  • ※ 이 댓글에 대한 법적 책임은 작성자에게 귀속됩니다.

시집 소개

더보기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