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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를 위한 변명 외1편 / 이문자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3/19 [13:41] | 조회수 : 657

 

  © 시인뉴스 포엠



꼬리를 위한 변명

 

이문자

 

 

 

 

 

아파트 입주 점검이 있는 날

 

예비 입주자들을 위한 상품이 준비되었다

 

날은 찬데 비도 오고 마감 시간은 다되어 가는데

 

줄은 계속 이어졌다

 

연체동물처럼 구불구불 줄었다 늘었다 하는 줄

 

사람들은 틈에서 빈틈을 찾아내고 자리를 만들었다

 

그럴수록 내 앞의 줄은 끝없이 늘어나 줄지 않았다

 

한참 어수선했던 줄이 줄고 내 차례가 다 왔는데

 

시간이 지났다고 다음에 오라고 한다

 

꼬리를 자르고 달아나는 도마뱀처럼 내 앞에서 꼬리가 잘렸다

 

문이 닫히자 줄도 사라지고

 

남아있는 아쉬움과 미련의 꼬리를 스스로 끊었다

 

 

잘리는 건 소외된다는 것

 

줄은 서는 게 아니라 잡는 것이고 놓지 않는 것이다

 

꼬리는 작품의 본문이 아닌 주석 같아 슬프다

 

없어도 좋을 끝이라서 더 서럽다

 

 

 

 

 

 

 

 

 

위는 아래와 닿아 있다

 

이문자

 

 

 

 

 

어둠은 빛과 닿아있고

 

바보와 천재가 종이 한 장 차이라 한다면

 

천장은 역설적 바닥이다

 

 

우리는 제자리에 머물지 않고

 

끝없이 위를 향해 나아간다

 

높은 곳이 나은 곳인 줄 알고 달려왔던 날들

 

바라던 곳을 생각 없이 오르다 보면

 

닿지 못할 높이에 바닥을 맛보게 된다

 

 

아래 없는 위가 없듯

 

밑바닥의 상처 없이 위만을 본다면

 

바라던 높이는 무한대가 되고

 

마음은 바닥으로 가라앉게 된다

 

 

 

 

 

 

 

 

 

<프로필>

 

이문자

 

 

 

ㆍ시집: <푸른혈서>, <삼산 달빛연가>

 

ㆍ한국문인협회 회원

 

ㆍ한국문인협회 종로지부 이사

 

ㆍ한국문인협회 낭송진흥위원회 위원

 

ㆍ한국문예협회 사무국장

 

ㆍ2017년 수원시 창작시 공모전 수상

 

ㆍ2018~2019년 서울시 지하철 창작시 공모전 당선

 

ㆍ2015년 <경의선 문학> 신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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