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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 외1편 / 박일만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3/23 [10:21] | 조회수 : 71

 

  © 시인뉴스 포엠



 

 

빙하 /박일만

 

 

눈물이구나

수수만년지구의눈물이구나

빅뱅의순간을기다려

몸을얼려솟아오른정신이구나

살아가는일이태생부터서늘하여

투명한속뼈를보이며흐르는구나

흘러서한곳에다시모이는저릿한

태어나고태어나서죽는날까지

눈물도차마마르지않는구나

사랑에도질량이있어

믿음에도농도가있어

지하심연핏줄이지상끝까지올라

하늘을사랑한죄로  

선명한차림새로

끓는역사를몸속에단단히잠갔구나

잠그고못할가슴으로

다시태어나는

차갑고도뜨거운너는

지구의꿋꿋한근본이구나           

 

 

 

 

 

  

 

 

동행 /박일만

           

 

바다에이르는길은멀었다

한낮을지나온해가저녁속에스러지는

끝에서노인은휠체어에아내를앉히고

말없이바다를바라보았다

양손을손잡이에얹어미끄러지지않게붙들고있었다

방파제쪽에서그림자가길게드리워졌다

이대로가면황혼갯벌이다

뼛가루같은진흙이지천이다

오랫동안서해를바라보며

노인은아내의어깨에숄을덮어주며

입가에흐르는침을맨손으로닦아주었다

백발이성성한사람이방향을향할때마다

해풍이그들의얼굴을함께어루만졌다

한기를느끼는아내를위해몸을움직이자

순간,노인의발걸음이팔랑거렸다

아뿔싸!

끝에서조용히서있던연유가

가슴을파고들었다

살아오는동안의궤적이점쳐졌다

발걸음을때마다몸이바람개비처럼휘청거린,

저것이었구나!

한쪽으로기우는다리를아내의휠체어가지탱해주고

노인은아내의다리가되어주고있었던

비로소바퀴와발의절묘한균형이이뤄졌던

나는그들의생애를짐작할없었으나

노인의절뚝이는생이

아내의휠체어에의지하여밀고끌고왔을것이다

물때가바뀌도록그림자로남아있는그들을남기고

석양이붉게타고나면

바다는한낮을지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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