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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설簡雪 외1편 / 구정혜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3/23 [10:34] | 조회수 : 53

 

  © 시인뉴스 포엠



간설簡雪

 

                           

평평한 너른 자리 놔 두고

하필이면 댓잎 위에 앉는가

 

건물 외벽에 매달려

유리창을 닦는 사내

줄 하나에 목숨을 걸었다

쳐다만 봐도 어찔아찔하다

 

댓잎 끝은 아래를 향하고

빙벽 등반하는 사람처럼

오금 저리도록

쌓인 눈이 간당간당하다

 

아무 일 없이 지나가는

하루가 참 다행스럽다

 

 

 

 

 

 

 

 

 

 

 

 

 

 

 

 

바람이 시인이다

 

               

  책을 읽는다. 글을 쓰면서부더는 새로운 문장이나 감동적인 표현에는 어김없이 밑줄을 긋는다. 물 위에 쓰는 글들을 바람은 밑줄을 그어가며 읽는다. 포개둔 책들 속에서 파도치듯 밑줄이 너울거릴 때마다 나는 멀미를 하곤 한다. 파도타기를 잘하여 저 먼 수평선 끝에 깔끔하게 떠 있는 배처럼, 감정의 불빛은 늘 한쪽으로 쏠려 있다. 등대는 외로움을 벗어나지 못하지만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선명해지는 밑줄 같은 파도는 심하게 요동을 친다.

시인이여, 간밤에 수많은 밑줄을 그었으나 출렁이는 감정을 그대로 두었는가.

바다 아래서 불쑥 솟아오를 기발한 문장 하나 건질 수 있다면 먹지 않아도 배부른 새벽이 오리라. 등대는 제목이고 바다는 노트, 햇살은 언어, 바람은 시인이다.

 

 

 

 

 

 

 

 

 

 

 

구정혜

 

경북 상주 출생

부천대학 졸업

2014년 모던포엠으로 등단

박수호 시창작교실 소새 시동인

부천작가회의 회원. 시산맥 회원

하남마을 야단법석 제1회 한 편의 선시공모 대상 수상(2019)

시집: 2015년 아무 일 없는 날-시와 동화 출간

      2019  말하지 않아도- 시산맥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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