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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바람꽃 만나러 가요 외1편 / 김 승 기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3/24 [11:04] | 조회수 : 92

 

  © 시인뉴스 포엠



 

 남방바람꽃 만나러 가요 1




 

夕塘      



  바람 바람 바람 바람이 불어와요 꽃 피는 춘삼월 아직 멀리 주차되어 있는데 우수 경칩 이미 지났다고 벌써부터 남쪽에서 바람이 불어와요 살랑살랑 마파람 남실바람 바람이 불어와요 겨우내 꽁꽁 얼어붙었던 가슴이 울렁울렁 녹아내리고 있어요 두 뺨이 발그레 얼굴은 화끈화끈 바람이 났나 봐요 꽃바람 났으니 꽃 찾아 갈까요 남방바람꽃 만나러 지리산으로 갈까요 무등산으로 갈까요 아니 아니 회문산으로 갈까요 아예 멀리 더 멀리 따뜻한 남쪽 제주도 한라산으로 건너갈까요 사랑지기도 같이 가요 함께 가요 남방바람꽃을 만나면 멈춰버린 빙하가 洛온천수로 녹아내릴까요 북방으로 옮겨 놓아도 변함없이 남방바람꽃 될까요 북방의 그늘에서 문 걸어 잠그고 두문불출하는 사랑지기의 가슴 속 크레바스에도 솔솔솔 명주바람 불어 제발 꽃바람 났으면 좋겠어요 삼십 년이 넘도록 차곡차곡 시리고 쓰리게 쌓여 있는 만년설 딱딱하게 굳어버린 빙산들 모두 모두 녹아내렸으면 좋겠어요 한 맺힌 사연을 가슴에 묻고 평생을 그리움으로 그리움을 평생으로 보낸 두 아들 어디서 어떻게 자랐는지 잘 살고는 있는지 꽃바람 산들산들 실낱같은 소식이라도 들었으면 좋겠어요 어서 꽃 만나러 가요 남방바람꽃 만나러 가요







 제비난초 자화상




  오늘도 유월의 숲속에 웅크리고 앉아 거울을 본다
 늘 꼿꼿이 곧게 서려고 안간힘 썼지만 절름발이로 평생을 살았다

 후천적 신체장애야 괜찮다 괜찮아 등 토닥이는 사랑지기의 무릎을 베고 무위도식 희멀건 얼굴로 향기 흘리며 꽃송이 피울 때마다

 박씨 물고 온 흥부의 제비는 못되더라도 선비의 品香을 지키며 제비족은 되지 말자고 다짐했는데, 둥지를 틀어야 할 옛 기와집의 처마 사라진 지금 세상은 온통 카바레 콜라텍 나이트클럽 스탠드바 카페뿐,

 겉으로는 어울리지도 않게 기품 있는 헛기침으로 울타리를 치고 안으로는 꽃송이 하나하나에 사랑이라는 향긋한 이름으로 여린 가슴 후리는 閑良, 결국은 제비족이었음을 반성한다

 속내 들통 났어도 양팔 벌려 아낌없이 품어주는 사랑지기의 가슴이 저 푸른 이파리처럼 언제나 넉넉하건만, 날마다 이 행복을 받아먹고 언제쯤 나는 물 찬 제비처럼 날렵한 문장으로 허브의 꽃탑 세워 올릴 수 있을까

 철 지난 줄기 끝에 다닥다닥 아직도 매달려 있는 어린 꽃송이들, 유월의 하늘처럼 오늘도 푸르다








 

◆ 프로필
   1956년 강원도 속초 출생.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1995년 황금찬, 허영자, 이성교 추천으로 계간《마을》등단
  ▪ 저서 :
    한국의 야생화 시집 ①『옹이 박힌 얼음 위에서도 꽃은 핀다』
    한국의 야생화 시집 ②『빈 산 빈 들에 꽃이 핀다』
    한국의 야생화 시집 ③『눈에 들어와 박히면 그게 다 꽃인 것을』
    한국의 야생화 시집 ④『꽃보다 아름다운 것이 어디에 있으랴』
    한국의 야생화 시집 ⑤『울어본 자만이 꽃의 웃음을 듣는다』
    한국의 야생화 2인 별책 시선집『그냥 꽃이면 된다』
  ▪ 수상 : 2006년 제2회 세계한민족문학상(심사위원 : 허영자, 고원)
  ▪ 한국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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