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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날 외1편 / 고은수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3/25 [10:59] | 조회수 : 58

 

  © 시인뉴스 포엠



그 다음날

 

 

 

 

늘 가던 카페로 갈 것이다

야외에서 커피를 받아들고,

늘 먹던 연한 맛 말고,

노래방에서 좋아하는 노래를

원키로 도전하듯이,

원래의 맛으로 삶을 늘려봐야지

익숙한 쟁반은 슬프지 않고,

재활용지 티슈도 뿌듯하고,

아직 쌀쌀한 바람이 갓 나온 어린잎을  

이렇게 저렇게 뒤집고 있지만,

나는 죽지 않고 계속 살 예정이라고

테이블 옆 벚나무에게 말할지도 모른다

 

  

 

 

 

 

 

 

  

 

D-1

 

 

 

 

마침 카톡이 왔다

배송 알림은 아니고 친구의 소식이다

딸과 같이 터키 가서 찍은 사진이 올라와 있다

늘 보던 미손데 터키에서 웃으니 터키스럽다

만족한 공기가 화면을 가득 채운다

나는 그저 커피그라인더를 기다리고 있을 뿐,

오늘 나는 심각하게 커피를 내려 먹을 것이다

커피 9그람을 그라인더에 넣고

20초 간 갈아서, 한 번 행궈낸 커피필터에

다시 못 볼 것처럼 드립 할 것이다

가보지 못한 카파도키아를 상상하면서

낯설게 두근거리는 시계를 돌려볼 것이다

나는 내일 터키도 아니고, 대륙의 어느 숨을 곳도

아닌 그곳으로 가야 하니까,

오늘 나는 엉엉 우는 커피가 필요하다

커피그라인더는 아직 오지 않았다

 

 

 

2016년 <시에>동단
시집<히아신스를 포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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