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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외1편 / 이희국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3/26 [09:46] | 조회수 : 48

 

  © 시인뉴스 포엠



바위

 

 

 

 

무성한 잡초들이

찬바람에 스러져가는 것을 보고 있었다

 

한아름 푸르게 살다가

구새먹어 텅 비어버린 고목들이

흙으로 돌아간 쓸쓸한 발자취를 보고 있었다

 

시든 들판이

새 봄의 노래로 뭉클하게 피어나는 것을 보고 있었다

 

먼 길을 걸어온 시간이

또 다른 시간에 밀려 어디론가 쫓겨 가는 뒷모습을

하염없이 보고 있었다

 

늘 그 자리에서

바위라는 이름으로

 

 

 

 

 

 

 

 

 

 

 

 

 

 

 

 

 

순천만 늪지에서

 

 

 

 

허기진 시간을 감싸는 늪의 고요를

바람이 조심조심 흔들고 있다

 

꿈을 떠나보낸 사람들의 짙은 숨결과

바람의 눈물을 만날 수 있는

순천만에 오면 그리운 시간이 있다

 

척박한 땅

평생을 고개 숙이며 살다 간 사람들

열매를 맺지 못한 씨앗들

언덕을 넘어설 때마다

뒤편 아래서 손 흔들던 사람들

 

억새밭에서 만난 바람의 목소리

겹겹이 쌓였던 설움의 노래도

백년의 시간에 탈색되고

들판을 종단하는 저 바람의 발길에

출렁이듯 한 몸 되어 초연히 등을 눕힌다

 

광대한 자연의 콘서트

이곳에 오면 부질없는 나의 방황도 한 몸이 된다

 

꺾였던 날개도 다시 펼치게 된다

 

 

이희국

 

2017년〈시문학〉등단

시집 『파랑새는 떠났다』,『다리』, 『자작나무풍경』

공저 『씨앗의노래』외 다수

국제PEN한국본부 회원, 한국문인협회 재정협력위원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월간《문예사조》편집위원회 회장

약사, 가톨릭대학교 약학대학 외래교수

〈한국문학비평가협회〉작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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