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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호텔 외1편/ 황현중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3/26 [10:34] | 조회수 : 105

 

  © 시인뉴스 포엠




무인호텔

황현중



내 몸 안에서 사라진 사랑,
나는 이제 무인호텔쯤 되는 걸까
그곳은 원래 러브호텔이 있었던 곳
넘치는 사랑을 주체하지 못해
날마다 꽃을 꺾었지
시든 꽃들을 버렸지
벌거벗은 온몸으로 춤추는 언어,
사랑을 고백하다 버림받은 문장들
우는 날들이 많았지
두 손 끝의 기도에 신이 내려오기를
기별 없는 사랑을 원망했지
하루 해가 또 저물고
핏발 선 언덕에 눈발이 날리는데
나는 아직도
무인호텔 낡은 처마밑에서
가끔 눈물 글썽이는 고드름처럼
남몰래 기웃거리는 햇살을 기다리며
밑줄마다 맺힌 혈흔,
팔리지 않은 시집을 꺼내 읽는다.

 

 

 



하루 만에

황현중



출출한 해거름, 금풍에 옷 벗고
속살을 꺼내 나이테를 들여다본다

아침에 재잘거리며
문 밖을 나선 여섯 살배기는
다시 돌아오지 않고
멀리 떠나간 썰물 위에
바람 불고 꽃잎은 흩어진다
훌쩍 자란 청년 하나
금세 나타날 것만 같은
새파란 강 언덕,
초고속 촬영하듯 늙어 버린
고목나무 한 주 서-있다

하루 만에 육십이 욱신거린다
아, 저기 노을이 온다
단풍열차 지나간 자리마다
한 무더기씩 낙엽을 내려놓는다.

 

 

 

 


(작가 약력)
전북 부안 출생
한국시사문단에 시와 평론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시사문단 신인상 심사위원
제6회 북한강문학상 수상
시집 <조용히 웃는다>, <너를 흔드는 파문이 좋은 거야> 
산문집 <딴짓 여로> 
현재 전북 임실우체국장으로 재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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