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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외1편 / 김명옥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3/26 [11:53] | 조회수 : 64

 

  © 시인뉴스 포엠



       

 

   

 

 

싸다와 지리다 사이에

문이 몇 개나 있는지

문고리를 잡은 손이 울상인지 아닌지

밀어야 하는지 당겨야 하는지

묻고 싶을 때 발밑을 뒤져봐

일상의 괄약근에 고무줄이 빠진 송탄 이모

지난밤에 또 보따리를 올망졸망 싸놓고

뭔 집에를 가야 한다고 당장 간다고 생떼를 썼다는데

봇짐 새로 삐져나온 속곳 가랑이

뭐가 마려운지 방바닥을 쥐었다 폈다 했다는데

날깃한 막바지까지 오십 년도 넘게 살아온

제집이 왜 집이 아닌지

망각의 입구 울울한 탱자나무 아래

쭈그리고 앉아 낯선 풍경만 무더기로 싸는 그녀

점점 무너져

지붕은 지붕대로 벽은 벽대로

오랜 몸을 버리고

풀의 집으로

- 푸울 애맨소리 지리며

걸어 갈 모양인데

이 지경을 두 글자로 요약해 쓰라는

요양원 입원 서류 앞에서

코 빠뜨리고 서 있는 딸년들

대체

이게 말이나 되는 거냐고

 

 

 

 

 

 

 

 

 

 

남편

 

 

 

접으면 지팡이

펴면 우산

오르막길 빗길에선

손에 꼭 쥐고 걷다가

비 그친 평지

산들바람 알짱거리면

시답잖은 애물

버렸으면

누굴 줬으면 했다가도

함께한 시간이 얼만데

받아낸 빗물이

샛강 하나는 되지 싶어

다잡아

다시 쥐는

오래된 우산 하나

           

 

 

 

                     

 

 김명옥

 

2002년 문학공간등단

2012년 중랑문학상 대상 수상

시집 『물마루에 햇살 꽂히는 소리』,『블루음계』

한국문인협회원,중랑문인협회원,바림시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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