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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용 시인의 그림으로 읽는 詩 / 마부의 아침

전선용 시인 | 입력 : 2020/04/02 [10:37] | 조회수 : 272

 

  © 시인뉴스 포엠



전선용 시인의 그림으로 읽는

 

마부의 아침


아흔을 바라보는 어머니는 마부입니다
마방의 하루는 새벽까치 시작됩니다
터진 말발굽을 집기 위해 재봉틀을 돌립니다
바늘귀에 잘 들어가지 않는 실 끄트머리를 엄지 검지로 비비다가
틀니로 조곤조곤 씹어봅니다

"달가닥 달가닥"

마굿간에 가둬둔 한 필의 말이 방바닥을 뛰기 시작합니다
이 말은 몽골 들판을 누비던 노새
고삐 풀린 말발굽 소리가 찬송가처럼 들리기도 하고
경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이런 날은 마부가 기분 좋은 날입니다
때로는 마방에 말을 가두고 며칠씩 있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마굿간에서 말 냄새가 짙지만
몸이 귀찮을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마부가 말을 다스라는 일은 피곤한 일이라서
웬만하면 한두 필만 풉니다만,
요즘은 드라마 덕에 막 방생하고 있습니다.

"우짜꼬 우짜꼬"

노쇠한 마부는 티브이 채널 몇 바퀴를 돌리다가
다시 아침잠에 빠집니다.

 

 

 

사족)

사람이 나이가 들면 기력이 쇠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대략 다 그렇겠지만 노인이 되면 하루 일과가 지루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말하는 것조차 귀찮아서 종일 몇 마디만 하는 어머니의 아침 일상을 그렸다.

 

티브이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보지만, 딱히 재미난 것은 없다. 점점 핵가족화가 되면서 쓸쓸해지는 풍경은 얼마 후 나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사시는 우리의 부모님이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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