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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 이현채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4/02 [10:49] | 조회수 : 146

 

  © 시인뉴스 포엠



 

한강

 

이현채

 

 

자정이 막 넘어가고 있었다

가로등이 중얼거리는 한강변

도시의 돌멩이처럼 어쩌다 오가는 사람들의

발자국이 킁킁커리고

택시 한 대가 비닐봉지처럼

한강으로 미끄러져 간다

오렌지를 손에 든

술 취한 사내가 한강으로 가는 택시를 향해

손을 흔들고

한낮에 여러 가게를 들른 도장 박힌 폐지들이

강변에서 새로 핀 꽃인 양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온몸을 흔들어댄다

강은 어둠 속에서 내내 가슴을 울렁거리고  

돌아가지 않고 있는 새들은

봄의 가지 사이에서

집을 찾고 있는 중이다

택시가 출렁이며 깜빡이를 켠 채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시작노트

 

IMF 이후 가장 힘든 시기라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19 감염은 경제를 더욱 꽁꽁 얼어붙게 하고 생명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의 한숨소리만이 들려온다. 대형백화점과 이마트도 폐쇄하여 영업을 중단한 곳도 여러 곳이다. 식당이나 술집들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고 마스크를 쓴 사람들은 침묵하고 이어폰을 꽂은 채 핸드폰만을 쳐다보고 다닐 뿐이다.

계절도 절기를 잊은 듯,  소리 없이 겨울을 보내고 있다.  또 소리 없이 봄은 올 것이다. 꽁꽁 얼어붙은 마음 녹여줄 좋은 소식들로 하루 빨리 채워지길 기도한다.

 

 

 

이현채

 

1967년 충남 당진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2008년 계간 『창작21』로 등단하여, 2011년 첫 시집 『투란도트의 수수께끼』를 펴냈다. 2019년 출판콘텐츠 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되어 두 번째 시집 『시뮬라시옹』을 출간하게 되었다. 현재 한국시인협회와 <현대시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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