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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까마귀가 내 안에 외1편 / 김평엽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5/11 [07:50] | 조회수 : 85

 

  © 시인뉴스 포엠



 

얼마나 많은 까마귀가 내 안에

 

 

 

어머니가 무릎을 주물러달라신다

돌아가신 어머니

홑이불 속 가지런한 무릎을 누른다

뼈가 흩어지지 않게

눅눅한 그을음이 벽을 타고 오른다

살진 구더기가 이만 총총 멈춘다

에프킬라를 뿌린다

뼈를 추스리고 일어난 어머니가

배 고프다며 나간다

이웃집 식탁에서 저녁을 먹는다

허겁지겁 떨어지는 밥알과 구더기

플라타너스 툭툭 부러진다

늪 속에 잠겼던 시신들이 힘겹게

기어나온다 북적이는 마을

까마귀가 내 심장을 조른다

손을 휘젓자 사라지는 어둠

종일 불편하게 흉흉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꽃잎감옥

 

 

 

예를 들어 사랑은 통증이다

꽃은 화려해서 아픔이다

핏빛을 녹여 만든 애잔함

팔레트를 펼치고 튜브를 짠다

나이프로 색을 떠낸다

뺨에서 흰색, 손가락에서 연두색

코발트는 이마에서

그 위에 린시드 오일을 붓는다

꽃망울은 차라리 떨림이다

쉽게 말 해 은밀한 절망

결별 해 본 사람만 뼈저림을 안다

알약을 처방하는 동안

감각이 감각을 낳고

하늘 높이 흩어지는 꽃잎들,

새벽이면 우주 퉁퉁 부어있다

 

 

 

 

김평엽 약력:

2003 애지 등단, 임화문학상(2007), 교원문학상 수상(2009)

시집: 『미루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 걸려있네』, 『노을 속에 집을 짓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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