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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행방 외1편 / 박재옥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5/18 [11:19] | 조회수 : 137

 

  © 시인뉴스 포엠



 

 

소리의 행방

 

 

불 밝힌 코트에서

테니스를 치는 동안

허공에서 매미가 떨어지고 있었다

벌레들이 떠난 숲이 조용해졌다

 

그날 백수를 바라보시던 외가 할머니

우렁 같은 몸 벗으셨다

생의 누더기 기우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백수를 못 채워서 아쉽다고

늘어난 자손들이 매달려 울었다  

 

어느 순간 곁에 있던 것들이

무심한 빗질에 쓸려나가듯

경계 밖으로 사라져버렸다

 

어디로 떠난 것일까

조곤조곤 베푸시느라

시간 짧았던 음성들은

뜨거운 사랑 알리느라

여름 한철이 짧았던 울음소리들은  

 

 

 

 

 

 

 

 

 

 

 

 

 

 

 

 기억할만한 뒷모습

 

 

청남대 들어가는 길

황금빛으로 맞아주는 은행나무들

햇빛 반사된 잎사귀가 황홀하다

가로수 길 들어갈 때만 해도

앞모습에 가려진 뒷모습 보지 못했다

 

가을 통신하고 돌아오는 길

햇빛이 기울자 잎은 그늘져 있다

들어올 때와는 사뭇 다른 포즈다

멀리 떠내려가고 있는 나룻배처럼

쓸쓸하면서도 애틋한 그늘

후미진 뒷모습이 눈에 달라붙는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마음 뒤편에서 그늘이 발달하고 있었다

혼자 놀다 두고온 서늘한 공터처럼

몸에서 멀어질수록 마음으로 선명해지던

은행나무의 뒷모습이  

 

 

 

 

 

 

 

 

 

 

 

 

 

 

 

 

 

- 박재옥 약력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충북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였다. 2006<문학공간>에 소설로, 2014<문학광장>에 시로 등단하였다. 첫 시집 『관음죽 사진첩(시산맥)』을 발간하였으며 , <마음을 가리키는 시> 동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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