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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목련 / 배세복

전선용 시인의 그림으로 읽는 詩

전선용시인 | 입력 : 2020/06/19 [12:37] | 조회수 : 235

 

 

  © 시인뉴스 포엠



 

 

전선용 시인의 그림으로 읽는

  

  

여름, 목련/배세복

 

 

꽃이 졌다 해서 목련을

다른 이름으로 부를 수는 없지만요

잎이 무성해서 그저 나무로만

보일 뿐인 걸 어떡하겠어요

아무도 쳐다봐주지 않는

그 긴 밤들을 아버지는

어떻게 용케 견디셨나요

목련은 꽃이 지자마자

다음 해 꽃을 준비한다는데요

그러다가 봄이 되어 그 꽃눈

팍 터뜨리는 거라는데요

네가 꽃 피는 걸 내가

볼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당신의 하얀 한숨이

푸른 잎과 오버랩 되는 여름,

저는 그저 꽃눈이길

영원히 바랐을 뿐이었는데요

 

 

배세복 시인의 『몬드리안의 담요』 중에서

 

 

사족)

 

뿌리 없는 꽃이 없듯이 부모 없는 자식이란 없을 수 없다. 여름이면 목련은 이미 지고 없는 계절이다. 그 목련나무를 보면서 아버지를 보는 시인의 안목이 처연하다.

자식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여느 부모들의 심정, 성공의 기준을 딱히 정할 수 없지만, 부모가 생각하는 만큼 자식이 성공에 못 미친 것 같다. 다른 측면으로 본다면, 생의 종점에서 자신감을 잃어가는 아버지가 한탄조로 말하는 모습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저 꽃눈이길”

장년이 된 아기 같은 시인을 걱정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아버지의 마음과 시인이 추구하는 삶이 일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부자간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무언가가 있는 것이다.

 

네가 꽃 피는 걸 내가

볼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말하지 않아도 압니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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