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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비행/김나비

전선용 시인의 그림으로 읽는 詩

전선용시인 | 입력 : 2020/07/02 [10:33] | 조회수 : 177

 

 

  © 시인뉴스 포엠



 

 

전선용 시인의 그림으로 읽는

 

 

 

 

혼인비행/김나비

 

 

차갑게 타는 불을 눈으로 매만질 때

네온사인 불빛들이 노점상 위로 떠다닌다

도시는 반딧불처럼 빛을 흔들어 밤을 깨운다

 

찬 빛에 가슴 데면 사랑이 깨어날까

심장이 새까맣게 타버린 혼인비행

청년은 길에 쓰러져 죽음의 빛을 켠다

 

단속반에 내몰려서 입원한 응급실에

피 묻은 흰 붕대를 말없이 지키는 여자

조각난 눈빛 한 토막 화력이 단단하다

 

빛의 꼭지 자로 그으면 심박 그래프 춤을 출까

혼인이 끝난 숲에 그래프가 춤 멈추고

숨 놓은 밤의 손가락 가늘게 떨고 있다

 

 

김나비 시인의 시조집 『혼인비행』

 

 

사족)

 

2019년 부산일보 신춘 시조부문에 당선된 김나비 시인의 처녀 시조집에 수록된 〈혼인비행〉이다. 그는 이미 2017년에 한국 NGO 신춘 시에도 당선된 바 있다.

 

 시인의 눈은 연민이 가득해야 하고 불의에 대하여 도전적, 혁명적 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또한 맥락은 같다고 해도 무방할 듯싶다. 자본주의 시대이니까, 빈부의 격차는 있을 수 있다. 문제는 경쟁이 공평했냐는 것이다.

 

 도로정비 차원에서 노점상을 단속하는 장면을 목격한 적 있는데 험악한 인상으로 막말하며 상인을 내치는 그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대든 적 있다.(속으로 두려웠지만) 그 사람들을 한편 이해하면서도 무지막지한 단속은 용인할 수 없었다.

 

 혼인비행이란 일정한 기상조건 아래에서 꿀벌, 개미 따위의 수컷과 여왕벌이나 여왕개미가 일제히 날아올라 교미하는 일이라고 사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부연하여 시인은 생명의 춤인 동시에 죽음의 춤이라고 말하고 있다. 1연에서 말하는 불빛이 그런 것이다.

 

 

 

도시 불빛으로 산란된 젊은 청춘의 말로末路,

심박그래프는 그들이 겪은 삶의 궤적일지 모른다.

청춘들아, 그래도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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