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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우산 외1편 / 강시연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7/16 [10:54] | 조회수 : 503

 

▲     ©시인뉴스 포엠

 

초록우산 / 강시연

 

 

그녀는

벽과 벽이 둘러싼 작은 방에

혼자 고립되어요

 

토해낸 깊은 숨이

벽지 속 구름이 되어요

 

이내 비가 되어 후두둑

물바다가 생겨나요

 

수영을 모르는 그녀는

그대로 잠겨지고 있어요

 

코발트빛 바다 위로

슬픈 물고기를 먹기 위해

갈매기가 날아오고, 날아가요

 

그녀의 힘으론

비상구는 열 수 없어요

 

벽을 통과하는

갈매기 날개 끝이라도 잡을까

생각해요

 

흰 구름 무늬 벽지 안에서

아버지 목소리가 들려요

 

손을 힘차게 뻗어

초록우산을 꼭 잡아

 

 

 

 

 

사과가 있는 정물 / 강시연

 

 

선물로 받은 사과를 바로 먹지 못해

창가 테이블 위에 둡니다

 

열린 창틈 사이로 햇살 하나가

들어와 사과의 볼을 쓰다듬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세잔의 사과가 있는 정물 그대로 입니다

 

그녀의 시선은 시간을 꿰매기 위해 바느질에 몰두합니다

 

"가시나, 이제 보니 사과 엉덩이네."

예전, 선배 언니의 너스레가 떠오릅니다

 

매일 샛별 보고 귀가하여도

생생 살아나는 아침의 전사였습니다

 

며칠 잊고 있던 사과가

조금 헐렁해진 자세로 앉아 있습니다

 

졸음에 질겨진 껍질을 깎아내니

사각사각 입맛이 깨어납니다

 

햇살 스민 노란 속살에

세상은 달달해져 돌아갑니다

 

 

 

 

 

 

 

 

 

프로필

 

이름; 강시연

한맥문학 2016. 신인상 시부문 등단

시와글벗 동인

시와달빛문학작가회 회원

 

지하철 안전문 2019년 시공모전 당선

시와달빛 문학예술대상

공저

'푸르름 한 올 그리다'

'그 마음 하나' 외 문예지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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