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항로표지원* 외1편 / 권수진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7/27 [10:01] | 조회수 : 237

 

  © 시인뉴스 포엠



 

항로표지원*

 

 

스스로 유배지를 자처하며 고립무원의 삶을 사는 이들이 있다

 

인적이 드물수록 절해고도의 비경은 장관을 이루었다

 

바람을 타고 흘러들어 온 홀씨들이 외딴 섬 곳곳에 뿌리내린 곳

 

기암절벽 사이로 갈매기 떼 날아와 둥지를 틀고 있었다

 

알아주는 이 없어도 때가 되면 저절로 피는 것이 꽃의 방식이라면

 

밤마다 어둠을 밝히는 것은 등대의 일이었다

 

출항을 앞둔 배들이 만선을 염원하는 뱃고동 소리를 길게 내뿜고 있다

 

바다는 파란만장한 우리네 인생 같아서

 

잔물결 속에서도 거센 풍랑이 일고, 파도는 멈추는 법을 몰랐다

 

저 멀리 고단한 여정을 마친 고기떼가 다시 섬으로 밀려오기 시작하면

 

망망대해를 표류하던 내 삶도 점등인의 별이 되어 깜빡거렸다

 

바다 위에서 흔들리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 등대지기의 바른 표현

 

 

 

 

 

 

 

턴어라운드

 

 

달리는 차들이 멈추고

멈춘 자들이 걸어가는 시간

 

우리는 같은 공간 안에서

서로 다른 신호체계를 가지고 산다

 

내가 걸을 때 너는 멈추고

네가 달리면 나는 서 있는

내가 본 적색등이 너에게는 녹색등이었다

네가 차가울수록

나는 뜨거워지듯이

 

다시 시간을 돌이킬 수 있다면

그때 그 시절

나는,

나를 향해 돌진하는 저 차량과 정면으로 부딪치는

담대한 용기를 지녔을까

 

세월은 무서운 속도로 흘러갔네

 

인파로 북적이는 횡단보도 앞에서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의 길을 걸어가는

무수한 보행자들

 

 

 

 

 

 

 

 증명사진

- 첨부파일 참조

 

• 주요약력

- 경남 마산 출생

- 2011년 제6회 지리산문학제 최치원 신인문학상 등단

- 2015년 시집《철학적인 하루》(시산맥사) 출간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