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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 그릇/김종숙

전선용 시인의 그림으로 읽는 詩

전선용시인 | 입력 : 2020/08/20 [09:37] | 조회수 : 269

 

  © 시인뉴스 포엠



전선용 시인의 그림으로 읽는

 

  

 

밥 한 그릇/김종숙

 

 

이른 아침에 나가 늦은 밤 돌아오는 수험생 아들을 일러

아버지는 저 아이 나이가 몇이냐 물으신다

열여덟이라 이르니

내 저 아이만 할 적에 집안 오촌을 따라 경상도 영천 어디

로 허드렛일을 갔었니라, 땅이 꽝꽝 언 디서 다리공사 심부

름을 했거든

그 시절이야

집에서 밥 한 그릇 축내지 않으믄 그것이 수입이었제……

내 몫아치 해내니라 용을 썼니라

예나 지금이나 제 몫아치 해야 밥 한 그릇 오지 않더냐

 

아홉 식구, 주발 위에 핀 이팝꽃 한 숭어리가 이렇게 왔더라

 

 

김종숙 시인의 시집 『동백꽃 편지』중에서

 

 

사족)

 

지금은 시절이 좋아 끼니를 거르는 이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불과 몇 십 년 전만 하더라도 끼니를 해결하는 일이 여간 고역스러운 일이 아닐 때가 있었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칡뿌리를 캐 먹기도 하고 소나무껍질을 벗겨 주린 배를 채웠다.

 

최근 들어 도시 조경을 위해 거리 곳곳에 이팝나무를 심어 둔 것을 보면서 흰쌀밥 같다고 한번쯤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제 밥벌이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던 격세지감,

그때는 숟가락 하나 덜 생각에 머슴살이도 하고 입주가정부로 들어가기도 했다.

 

요즘 젊은이들이 싫어하는 말이 있다면 어른이랍시고 “옛날에는 이랬는데, 요새 것들은 형편없어” 라고 말할 때다. 자칫 꼰대소리 듣기 십상이다.

 

그러나 우리들의 역사는 생생하여 날치처럼 튀어 오르는 것을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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