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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같은, 나무 같은/김남수

전선용 시인의 그림으로 읽는 詩

전선용시인 | 입력 : 2020/08/27 [09:50] | 조회수 : 200

 

▲     ©시인뉴스 포엠

 

 

바람 같은, 나무 같은/김남수

 

 

바람을 따라간 적 있다

담쟁이가 시계 반대 방향으로 걸어 나가는 바람벽 아래

나무처럼 뿌리내린 사람 있다

 

부르면 바람이 될 것 같은, 나무가 될 것 같은

 

경계의 비밀을 열고 들어가 단단한 침묵 한 페이지 꺼내

읽으면 실타래처럼 엉킨 날들이 만져질 것이다

 

어느 숲에서 걸어 나왔을까

 

노숙의 나무 한 그루

 

밤기차 밭은기침이 무일푼의 빈 가지를 흔들고 간다

 

 

김남수 시인의 시집 『둥근 것을 보면 아프다』중에서

 

 

사족)

 

모두가 바라보고 걸어가는 방향이 아닌 반대편으로 담쟁이가 자라는 것을 의미는 일반적인 삶의 모습은 아닌 것 같다. 나무 같은 사람 또한 다들 바라보는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을 보고 있다는 점 또한 묵상의 기적소리로 다가선다.

 

기차나 버스를 타면 사물은 교통수단이 진행하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이게 마련이다. 나무가 사람으로 치환된 시적 사유가 과거의 감정 선을 건드린다. 철길에 심긴 나무들이 허허로운 것은 늦가을이나 겨울일지도 모를 일, 나무를 통해서 발견한 사람은 누구일까? 바람 같이, 나무 같이 살다간 이를 위해 시인은 조용히 담소를 나누고 있다. 어쩌면 시인 자신일지도...

 

정결하게 산다는 것은 유혹을 극복하는 일이다.

 

찰라 같은 인생을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지,

바람이 불면 훅 날아 가버릴 것 같은 가녀린 사람

빈 가지에 물음이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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