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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바퀴 외1편 / 유애선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8/31 [10:31] | 조회수 : 86

 

  © 시인뉴스 포엠



지구바퀴

                 

유애선

 

 

 

길을 가다 발을 헛디뎌 넘어졌다

간신히 땅바닥을 붙잡고 있다가 놓치는 순간

나는 지구에서 떨어져 나왔다

 

온몸으로 허우적거리며

나그네별이 되어 우주를 떠다녔다

파도처럼 허공이 출렁거리고

지축이 움직일 때 기우뚱했다

 

머리 위로 유성이 떨어지고 있었다

   

까마득히 높은 곳에선 신기한 듯

사람들이 소행성을 내려다보고 있다

닿지 않는 먼 곳을 보며 걷다가

멀리 와 버렸다

 

부드러운 흙이 발을 붙잡아주고

공원이 사시사철 의자를 권하는 곳

영화관으로 백화점으로

붉은 뺨들이 햇살처럼 쏟아져 나오는 거리에

언제 다시 두 발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휠체어를 타고

힘겹게 지구바퀴를 돌린다

 

 

 

 

 

 

 

솜사탕

 

유애선

 

 

 

어린이대공원에서

애인과 솜사탕을 먹는다

 

꽃구름처럼 부풀어 있는 나는

그의 손만 잡아도

설탕처럼 달달해진다

양 볼에 입을 맞추면

사르르 녹는다

 

그 고운 나이의 조금씩 단물이 빠지고

사라지는 걸

안타깝게 바라보는 사람

 

막대기만 남은 내 손을

꼭 잡고 걸어간다

 

 

 

 

 

 

유애선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출생

숭의여대문예창작과 수석 졸업

계간 <시에>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시집으로 <백일의 약속>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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