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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체위/권명숙

전선용 시인의 그림으로 읽는 詩

전선용시인 | 입력 : 2020/09/03 [10:46] | 조회수 : 210

 

  © 시인뉴스 포엠



자유체위/권명숙

 

 

상상에 빠졌군

 

곱다는 이유로 남의 침실까지 들어온 단풍잎 세 장

화장대 위에서 요염하게 서로의 몸을 껴안고 있다

 

다 읽은 잡지 사이에 넣어 눌러놨다 눈 내리는 날

누군가에게 편지 속에 넣어 보내리라던 걸

깜빡 잊고 아침에 보니 서로 엉켜 한 몸이 돼 있다

 

손가락 하나하나 걸고 어디 한 번 떼 보시지 하는 듯

다른 가지에서 바라보기만 하던 그 시간까지 꼭 감싸 안았다

이제 저들의 생각을 바꿀 필요 없지

꼴을 그냥 두고 볼 수밖에

어디 끝까지 가보시지!

 

 

권명숙 시인의 시집 『꽃사과나무 아래 괭이밥 노란 꽃은 왜 아파 보일까?』 중에서

 

 

사족)

 

상상의 날갯짓은 끝이 없는 것이다.

떨어진 단풍 몇 잎을 통해 시인이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원하든 원하지 않던, 불지불식간 일어나는 일들은 떼어 놀래도 떼어 놓기 싶지 않다.

제목을 감각적으로 뽑아든 이유가 아마도 상상을 맘대로 하라는 것인데,

잡지에 책갈피로 끼워둔 단풍잎 몇 장이 삶을 소환했다.

좋았던 것과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들이 약속이나 한 듯 서로 물고 있는 경험은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퍼즐처럼 딱 들어맞지 않는 것인지 모른다.

내 생각이라고 내 맘대로 할 수 없는 것들,

아무리 풀려도 해도 풀어지지 않을 땐, 그냥 끝까지 가보는 수밖에 없다.

정답 없는 것이 인생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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