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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처럼 외1편 / 장자순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9/04 [10:15] | 조회수 : 96

 

  © 시인뉴스 포엠



 

 연습처럼

 

  빈집에서 만났다 그 사람을

  우연한 날의 연습처럼

  비어있는 발음의 편안한 음처럼

 

  시간의 테두리를 걷고 있는 내가 있었고

  무수한 생각 속에 가끔 만나는

  빈집 같은 사람이 있었다

 

  내 안의 터널을 지나는 동안

  의자는 자리를 잃었고

  햇빛은 땅의 그늘로 구부러져 있었다

 

  좋은날 구름처럼 몰려갔고

  아픈 날 풀잎처럼 뻗어 있었다

  바람을 뿌리면 눈물이 하얗게 빛났다

 

  잎에 묻어 있는 물방울이 마르는 시간

  북창 같은 바람이 불고

  잿빛 그리움에 마침표를 만지고 있는

  눈물이 있었다

 

 

 

 

 

 

 

 

 

 

 

 

   의자의 자세

 

  소리 없는 소리를 들으려고

  나뭇잎 위로 쏟아지는 햇빛의 방향으로

  눈을 반 쯤 감고 생각에 잠긴다

 

  오전을 건너 뛴 햇빛이 나무 그늘을 키우고 있다

  그림자가 구름의 꼬리에 붙어있다

 

  무심한 하루가 입을 다문 채 내 방에서 꼼짝 안고

창문에서 바람을 논다  

 

  어디에도 없는 나는 내가 있기까지 입을 다문 채

  바람이 흐르는 쪽으로 질문을 던진다

 

  오늘 여기에 너는 가까이 있었는지

  나의 심장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햇빛 뒤에 있는 그늘이 사념의 자세로 의자처럼

굳어져가 골짜기에 도달하고 있다

 

  눈을 감은 강물이 사곡을 따라 흐름을 멈추지 않은

자세로 소리의 소리를 듣고 있다

 

 

 

 

 

 

 ◇약력
·2014<시에>로 등단.
·시집으로 『새들은 일요일에 약속을 하지 않는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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