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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고독 1 외1편 / 김인구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9/08 [09:22] | 조회수 : 65

  © 시인뉴스 포엠



  

 

백년의 고독 1

 

 

커튼을 올리지 않은 채 수면안대를 눈위에 올려 놓자

모든 빛들은 눈 주변에서 재단 된다

 

몸 안의 뼈들은 딱딱한 관절들을 고무줄처럼 늘리고

혈관들은 천천히 몸의 골짜기로 퍼져 흘러 나간다

 

잠들은 꿈으로 번역되고 몇 컷은 전생으로 전송된다

나는 결코 몸을 접어 일어나지 않으리라

백년동안의 잠을 아침마다 백분의 일로 가불해 지불 받을 뿐

 

늘어질대로 늘어진 뼈들이 풀어져 제 안의 울림을 놓아버리 듯

잠들은 풀이 되어 파장의 끈을 내려 놓는다

 

잠이 불러들인 어둠과 어둠이 조합해 만든 잠의 퍼즐들이

스멀거리며 발가락 끝으로 빠져 나간다

 

잠의 원형들이 다시 뇌리속으로 기어 들어와 완전한 꿈이 되기까지

나를 포위하는 시간은 결코 길지 않다

 

얇은 잠의 방점으로 푸른 꿈을 획득하는 내안의 또 다른

행성, 달의 정원에 가 닿는다

 

 

 

 

 

 

 

 

 

 

 

 

   풍천 장어

 

 

어느 강가 한 귀퉁이를 몽유하다

이곳에 누웠을까

내장까지 말끔히 발리어진 몸매를

자랑이라도 하듯

소금 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발랑 누워있다 아니, 나를 향해 서 있다

몸을 지탱하는 중심축 뼈대까지 제거된

무척추증으로 벌건 숯불을 등에 지고

나를 바라보며 서 있다

어느 강기슭을 거슬러 올라가다

인간의 덫에 걸리었을까

축소된 세상으로 녀석을 교란시켰을 수족관에서

열닷새를 굶주리며 토해 낸 세상살이

녀석이 살다 간 흔적이

뿌옇게 부유하는 공간에서

소주잔을 들어 녀석의 어느 한 생애

둥근 몽유의 고리를 끊는다,

끊어 준다

 

 

 

 

 

 

김인구 약력

 

 

전북 남원출생. 1991년 『시와 의식』여름호에 <,여자> 2편을 발표

작품활동 시작. 시집으로 『다시 꽃으로 태어나는 너에게』 『신림동 연가』

『아름다운 비밀』 『굿바이, 자화상』(2014년 세종 우수도서 선정) 외 다수의

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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