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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를 수 없는 시간/ 눈물도 별빛이 되는 날"(김명숙 시인의 시집/도서출판무진)

이충재시인 | 입력 : 2020/09/08 [09:40] | 조회수 : 210

 

 

  © 시인뉴스 포엠



                                                                            
 

 

 

 

 

 

 

나는 가끔 시인이다

 

 

 

바람 따라

새 따라 두 팔 벌려

색 바랜 소매로 흔들고 서있는

철지난 들판 허수아비, 나는

가끔 시인이다

 

 

산다는 것은

아픔으로 담금질하는 일이라며

세월의 독에

추억을 담그는 일처럼

어둠에 묻혀 가슴 적셔보는 나는

가끔 시인이다

 

 

유년의

툇마루에 걸터앉아

잠시 서성이다 사라지던

겨울 햇살처럼 환한 나는

가끔 시인이다

 

 

내 맘 속 불빛을 동경하는 날

웃고 싶을 때 웃고

울고 싶을 때 울 수 있는

누구도 알 수 없는 나는

가끔 시인이다

 

 

 

  © 시인뉴스 포엠



 

평론가에게 있어서 한 사람의 시인을 만난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며 동시에 소중한 인연의 고리가 형성되는 축복의 순간이다. 더욱이 그 시인의 시집을 받아들고 속 깊이 읽어나간다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여행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이러한 소중한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지 못하고, 분주한 일상으로 인해서 쉬 단념하거나 가볍게 여긴다는 것은 그만큼 불행의 시초라고 말할 수가 있는 것이다.

사실 김명숙 시인과의 조우는 아주 순간이었다. 단 5분도 체 걸리지 않은 순간의 만남이었기에 죄송한 마음도 있었지만, 받아 든 두 권의 시집을 통해서 그 아쉬움을 날릴 수 있었음이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아마도 다음 만남이 허락된다면 아주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설레임반 기대반이다. 그만큼 시집을 읽는다는 것은 한 사람 시인의 일생을 접하는 기회가 되어 간과할 수 없는 시간임을 일찌기 깨달아 온 바다. 타인들은 시를 비롯하여 기록문자의 중요성을 잘 기억속에 저장해 두지 않는다. 그만큼 매체가 흔하다는 징조를 알림인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사유의 문을 단단히 걸어잠그고 스스로 영적으로 폐쇄 혹은 정신적은 흉가를 만들어가는 전초전이란 점에서 아쉬움이 짙다.

김명숙 시인의 이 번 두 권의 시집이 동시에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쾌 열정이 넘치는 시인이라고 생각했다. 동시에 그만큼 시를 사랑하고, 자신의 사유의 보고가 풍부하다는 결론이기도 하지만, 충분히 사유하면서 시인 자신의 주변을 잘 스케치하고 있는 성실근면한 시인이라는 것을 금방 알아 차릴 수가 있었다. 시간을 아끼면서 가치있게 살아간다는 것은 시간을 잘 이용하는 것이고, 주변에서 가볍게 취급하고 애둘러 놓는 일상들을 잘 수집하여 기록으로 남기는 가치있는 일인 것이다. 그런면에서 볼 때 김명숙 시인은 훌륭한 습관을 생활에 담고 있는 시인임에 틀림없다.

만약 김명숙 시인의 겉으로 들어나 있는 그 이상의 일상을 공유하고 싶은 독자나 지인이 있다면 위의 시집을 읽기를 권한다. 왜? 시는 시인의 속 깊이 내재해 있는 마중물까지 다 끌어다가 형상화 시키는 유일무이한 특징을 지닌 문학장르이기 때문이다. 모처럼 하루 시간을 냈다. 그래서 새벽 늦은 시간까지 위 두 권의 시집을 꼼꼼히 읽어보고 있다. 귀한 시집을 선물해 주신 김명숙 시인께 감사를 드리며, 몹시 아프고 지닌 시대의 독자들을 위로하는 따스한 메시지가 되기를 기대한다. 필자 또한 이 시집을 읽음으로써 낮동안 찾아와 몹시도 곤고케 했던 슬픔과 비애를 씻어낼 수 있어서 다행으로 여기며 감사의 마음을 전해 드린다. 시인이어서 행복하다.

 

 

이충재(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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