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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매리골드 / 정재리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9/09 [09:40] | 조회수 : 57

 

  © 시인뉴스 포엠





내일은 매리골드

 

 

바라나시 틀렸어, 와라나시 라고 발음해!

그러나 우리 모두 바라나시 바라나시

입술이 닿는 찰나 바라나시

말을 더듬는 사람도 단숨에

바라나시!

일출은 이미 저 혼자

뒤돌아보지 않는 사람을 밀어내고

갠지스는 눈이 멀어

이마에 찍는 여섯 번째 차크라

넌 너무 커서 숨겨지지가 않네 아무리 깊이 들어와도 반이야

장작더미 밖으로 불쑥 나온 발바닥에 발목 잡혀

하얗게 질리는 바라나시

아니 이제 와라나시!

불러도 오지 않는 흰 개

울지 않고 불러봤으면 그걸로 된 거야

삼천 삼백 개의 이별을 첨벙첨벙

내던지는 주황 꽃다발

지키지 못할 약속도 기꺼이 촛불이 되는

여기서 사랑은 불가촉입니까. 물어보면 그렇다고 답하실까봐

질문하지 못해요, 선생님

 

 

 

 

 

 

 

 

 

 

 

 

 

 

 

 

 

 

포식자

 

 

 

몇 미터 앞

자카란다나무 아래

저 의심을 모르는 사자의 눈

 

밥을 기다리며 죽음을 앞발에 내려놓고 태연한

요하네스버그 사자농장

 

사만달러를 지불한 사내의 손에

활이 쥐어진다

 

사내가 상체를 스윽 젖히자

 

화살이 버팅긴다

날지 않겠다고 적중하지 않겠다고 부들부들

떨고 있다, 맹렬한 햇살

 

마포 사무실 계단을 혼자 내려오던 그녀의 실루엣이 흔들렸다

사무장은 조심히 가아, 하고는 문을 닫았다  

 

 

 

 

 

정재리

 

 

1999 한국문인협회 수원 지부 시 부문 신인상

 

2017 서정시학 신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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