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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통의 후예 외1편 / 이선정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9/09 [09:51] | 조회수 : 1,282

  © 시인뉴스 포엠



 

 

 

불통의 후예

 

 

어떤 시는 조금 고인 눈물 속에 담기고

어떤 시는 체위의 저 밖에 위치한다

어떤 시는 청승도 재능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며

어떤 시는 아예 끝장을 내려 한다*

 

어떤 시집의 발문을 읽다가

그래서, 우리는 어떤 시()냐고 묻는다

 

잘 팔리는 대중시를 쓰는 어떤 시인은

독자에겐 왕이요 문단에선 장사꾼이고,

안 팔리는 문학성 높은 시를 쓰는 어떤 시인은

자비 출판으로 청탁 없는 글을 묶어 10년에 한 번씩 책을

내고도 불통의 문학을 고고하게 상투처럼 틀고 있지

 

대중시라고 인생이 없겠나

대중시라고 철학이 없겠나

 

문단과의 소통은 대중 아닌

문민(文民), 아니 문인(文人)

 

페이스북에 번쩍번쩍

하루 수십 번씩 신간 릴레이가 이어진다

저 수많은 시집은 모두 어디에서 잠드는가?

 

, 찬란한 불통의 후예들

 

 

 

*평론가 조재룡의 발문 일부

 

 

 

 

-계간 『시학과 시』 (2020. 가을호 특집 초대시인)

 

 

 

 

 

 

그 찬란하던 낭만이 조등(弔燈)이었구나  

 

 

싱싱한 몸뚱이와 다리를 잘라 꾹꾹 씹기 전까지는

눈물을 못 본 척 눈알 슬쩍 파내

시퍼런 상추로 덮어버리기 전까지는

 

분명, 찬란한 낭만이었다

 

짠 내 가득한 빨판에서 툭툭 터지는 바다

손 흔들던 어젯밤이 입천장에 들러붙어

새카맣게 요동치네

 

꿀꺽

, 어쩌나

골수까지 가득한 이별을 삼켰다

 

그 찬란하던 낭만이 시바, 조등(弔燈) 이었구나

바다의 자궁을 수도 없이 찌른 살육(殺戮)이었구나

 

이별의 맛은 끈질기게 짜다

 

 

 

-『상주 동학농민 혁명』 (2020.기념문집 수록)

 

 

 

 

 

 

 

 

 

 

 

 

 

 

 

 

 

 

 : 이선정

 

 : 강원도 동해출생

       2016 격월간 ‘문학광장’ 등단

       2018 황금찬문학제 시화부문 대상

       2019 대한민국 독도문예대전 문학부문 우수상

       2020 강원문화재단 창작기금 수혜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 석사과정 재학 중

       한국문인협회 회원, 동해문인협회 회원, 시와 글벗 동인

 

 저서 / 『 나비 』 (2018.하움출판사)

 공저 / 『 상주동학농민혁명 기념문집 』 (2018~2020.삶의문학)

        『 벗은 발이 풍경을 열다 』 (2019.리토피아)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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