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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 몽돌해안 외1편 / 강성철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9/09 [09:55] | 조회수 : 54

 

  © 시인뉴스 포엠



선유도 몽돌해안

 

강성철

 

몽돌이란 이름이 ‘몽돌, 몽돌’ 그러면서 ‘쏴아아~

소리 내며 귓가에 와 닿는 게

모나지 않는 꿈을 굴리는 것 같아 듣기 좋지요?

 

나이가 든다는 건 글쎄, 뭐랄까? 으음……

세월에 떠밀리며, 깎여

동글동글해지는 뭐, 그런 거 아니겠어요?

뱃살도 몽실몽실 통통해지고,

하긴, 무덤가에 핀 꽃들도

동그란 무덤을 닮은 씨방에서 자란 것들이니까요!

 

바다가 동그란 꿈을 굴렁쇠로 굴리며

거북이 알 같은 몽돌들을 양수와 함께 토해내는군요.

저 멀리 새만금에 갇힌 폐경기의 바다가  

꿈꾸는 돌멩이들을 부러워하네요. , 그거 참!

 

어쩌면 그건,

몽돌들이 ‘쏴아아~’ 소리 내며 꾸는 신선들이 노니는 해안가,

그 동그란 꿈속에서

당신과 함께 몽돌 같은 이중섭의 아이들을 낳고

‘몽돌, 몽돌’ 둥글게 살고 싶은 건 아닌가요?

 

 

 

 

 

 

 

 

 

 

 

 

물고기 아버지

 

 

아버지가 떠나시자, 더욱 넓어진 빈방

조심히 발()을 걷어 올리자,

방안 가득 고이는 그윽한 풍경소리!

조용한 산사에서 목어(木魚)가 운다.

 

떠나시기 며칠 전부터

먼 여행길, 가볍게 하시느라

빈속을 더욱 비우시던 당신!

갈 길을 직감한 소가 ‘음매’ 하며

순하디, 순한 눈망울을 떠 보이듯

퀭한 두 눈을 껌뻑거리며 아버지,

물고기로 거듭나신다.

 

내용물을 비워낸 빈방에서 아버지 소리가 울린다.

풍경소리에 올라타,

물고기아버지가 목어를 두드리며 방안 가득 유영하신다.

아니, 당신의 빈 배를 두드리며 탁발하러 가신다.

자면서도 두 눈을 부릅뜬 채,

새끼물고기를 보호하던 애비물고기

새끼들에게 내장을 내어주며

자신의 배를 비워가던 물고기아버지!

 

목어의 빈 배 같은 아버지 빈방에서

‘둥둥둥’ 아버지 빈 침대를 두드려 본다.

그 소리에 풍경들이 자신을 때리며

소리 죽여 운다.

그 소리가 연어처럼 저승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강성철 약력>

1988 ‘문학과 비평’으로 등단, 1991년 시집 “아담아, 네 어디 있느냐?, 1994년 시집 “실크로드”, 1999년 시집 “사강을 지나며” 2010년 산문집 “시 읽어주는 은행원”

<주소> 서울 동작구 현충로  119, 1031003(흑석동, 명수대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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