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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봄 외 1편 / 이두철

정유진기자 | 입력 : 2020/09/09 [10:09] | 조회수 : 79

 

  © 시인뉴스 포엠



짧은 봄 외 1

 

이두철

 

 

하루살이는

하루를 살기위해

천일동안 물속에서 묵언수행을 하고

스물다섯 번 몸을 바꿔

불꽃처럼 하루를 살다간다

동구 밖 자목련은

헐벗은 채 혹독한 추위를 견뎌내고

어둠의 긴 터널을 뚫고나와

열흘 동안 총상꽃차례 펼치며

한바탕 축제를 즐기다 간다

어떤 꽃도 열흘을 못가는

평범한 진리를 까맣게 잊은 채

인간들은

영원히 지지 않을 꽃인 양

착각하며 살아간다

또 버려질 봄이

자목련 가지에 꽂히고 있다

 

 

 

 

 

 

 

 

 

 

 

 

 

영원히 사는 것은 없다

 

이두철

                           

태초에

흙을 물에 버무린 몸뚱이

죽도록 설계되어 있다

수많은 세포들이

생멸을 반복하는 동안

오류가 발생하면

남은 생을 반납하고 서둘러 가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설계대로 살다간다

유전자도 예외가 없다

지금까지 살다간 수천수만 억 인구

유전자 변형을 꿈꾸며

생체나이를 줄이고

영원히 사는 방법을 찾아보지만

설계도면을 빠져나간 사람은 없었다

불로초 진시황도

삼천갑자 동방삭이

누구도 설계도면을 수정하지 못했다

말없이 서 있는

저 바위의 나이를 나는 알 수가 없다

 

 

 

 

 

 

 

 

 

 

이두철

 

전북 고창 출생

「미래시학」으로 등단

시집『계단 끝에 달이 뜨네』『소반』『붉은 찔레꽃』

안산문화예술의전당 초대관장 역임

안산시청 주민생활국장 역임

홍조근정훈장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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